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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시안 '시끌시끌' / 말재주에 봉사.시상경력까지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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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시안 '시끌시끌' / 말재주에 봉사.시상경력까지 갖춰라?

입력
2001.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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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대 2002학년도 대입요강이 발표되자 학교, 학생, 학부모들은 "갑자기 '팔방미인'을 요구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비난하면서 "면접ㆍ구술과외와 각종 시상행사가 판을 치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만능 학생 요구

서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어깨가 훨씬 무거워졌다. 특히 학생들은 면접ㆍ구술시험 및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비중을 대폭 높인 것에 당혹해하고 있다.

충남 공주사대부고 2학년 남현우(18)군은 "어떻게 모든 분야를 다 잘하라는 건지 말이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고 학부모 김정미(34ㆍ여)씨는 "이제 와서 어디 가서 상을 타고 말 주변을 늘리겠느냐"며 막막해 했다.

대성학원 이영덕평가실장은 "수능과 내신부담이 여전한데다 사정기준도 불명확한 봉사활동, 수상경력 쌓기, 경시대회 응시 등 '비교과영역' 부담을 크게 늘려 만능학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Y고에서는 과목별 우수생들에게 모두 우수상을 주는 방안까지 논의됐고, 전면 추천제 도입과 관련해 교사들 간에는 정시ㆍ수시모집때마다 써 줘야 할 추천장 작성에 팔이 빠지겠다는 농담까지 오갔다.

■ 안개 속 면접ㆍ구술시험

정시모집 15~25%, 수시 100%로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게 된 면접ㆍ구술시험은 어떻게 치른다는 것인지 구체안이 없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 경문고 2학년 조인성(18)군은 "구술 관련 학원이나 고액과외까지 불사해야 할 판이지만 지금은 운에 맡긴다는 생각 뿐"이라고 답답해했다.

동덕여고 2학년 위정아(18)양도 "교과외 영역 준비는 거의 안했는데 이제 와서 입시제도를 확 바꾸고 비중을 높이면 학생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교육평가원 김영일 이사는 "어떤 문제를 질문받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면서 "벌써부터 면접ㆍ구술 준비는 어떻게 하느냐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특수목적고 불리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에서는 "내신이 여전한 걸림돌"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한영외고 장두수(49) 교무부장은 "내신 급간이 30등급에서 60등급으로 확대돼 내신성적 비중이 줄어들었고 비교과 영역의 비중이 커져 특목고에 유리한 면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특목고 학생들은 다단계전형 중 교과성적 평가 기준을 석차백분율로 한 점이 가장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16개 단과대학장 "입시안 반대"

17일 발표된 2002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인문대와 공대를 비롯한 16개 단과대학장들이 학사과정 정원 축소와 모집단위 광역화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나서 심각한 내부 후유증을 겪고 있다. .

단대학장단은 이날 오후 인문대학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가 서울대의 위상과 이념에 대한 확고한 설정없이 BK21 지원사업의 협약에 의해 학사과정 정원을 무리하게 25% 축소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대학구성원들의 견해와 상반된다"며 "특히 학문영역별 교육과정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없이 모집단위 광역화를 먼저 요구한 것은 기초학문의 황폐화를 가져와 결국 학문의 균형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장단은 또 서울대 장기 발전 계획을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을 비롯, ▦교육부 간섭없는 독자적인 입학전형제도 마련 ▦학문영역별 특성에 따른 전공별렐柰瓦??모집단위 인정 ▦학사과정 정원 감축과 대학원 정원 증원의 연계 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의 한 관계자는 "8개월동안 입시안 논의를 진행해온 동안 아무런 대안을 내지 않다가 이제 와서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정원 축소는 교수직의 정원과도 연계되어 있어 앞으로도 큰 진통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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