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혁ㆍ개방의 본산인 상하이(上海)를 방문 중인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17일 금융ㆍIT산업 중심 신개발구역인 푸둥(浦東)지구 곳곳을 시찰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빡빡한 일정 속에서 여러 곳을 방문하며 엄청난 양의 질문을 쏟아내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상하이 국제컨벤션센터 인근 영빈관에 묵고 있는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 8시30분 호텔을 출발, 황푸(黃浦) 강변의 세기공원(世紀公園)을 산책했다.
김 위원장의 차량 행렬은 메르세데스 벤츠 리무진 5대와 상하이에서 생산되는 미국 GM의 뷰익 승용차, 캐딜락 등 30여대나 돼 시내 곳곳에서 목격됐다.
김 위원장 일행이 이동한 구시가지와 푸둥을 잇는 일부 구간에는 통행금지가 내려지는 등 삼엄한 교통통제가 실시됐다.
상하이 시정부는 김 위원장을 맞기 위해 18일 예정이던 주 상하이 외교단과의 춘절(春節)맞이 만찬회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오전 9시30분께 푸둥 관리위원회 사무실을 방문, 약 1시간에 걸쳐 각종 소책자와 비디오를 통해 푸둥지구에 관해 브리핑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10년 만에 황무지에서 마천루의 숲으로 변한 푸둥의 변화상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동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외국기업의 자본 유치 상황이 어떠냐"며 외자유치와 관련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으며 반도체, 컴퓨터 등 IT분야의 투자상황과 시의 정책적 배려 등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전 10시30분 푸둥 자본시장의 중심인 상하이 증권거래소를 방문했다.
상하이시 관계자들은 특히 김 위원장이 자본주의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증권거래소를 둘러본 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어 진차오(金橋) 수출가공구로 이동해 제너널 모터스(GM) 상하이 공장과 일본계 합작회사인 상하이 화훙(上海華虹) NEC반도체 공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김 위원장의 방문사실을 사전에 알게 된 일부 외신 기자들은 공장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을 촬영하진 못했으나 차내의 김 위원장을 목격했다.
NEC 공장은 중국내 최대의 반도체 생산업체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자ㆍ정보산업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했고, 특히 중일 기업간 합작 현황과 판매실적 등을 캐물었다고 공장 관계자들이 전했다.
NEC측은 겨울인데도 공장 정문 앞의 분수를 일부러 가동해 김 위원장을 환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낮 12시께 국제 컨벤션센터 인근 영빈관에서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와 오찬을 했다.
또 오후 2시께 장지앙(張江) 하이테크 단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의 시찰에는 중국의 차세대 최고지도자 후보로 꼽히고 있는 황쥐(黃菊) 상하이시 당서기가 동행하며 직접 안내해 주목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30분 시내 상하이 대극장(上海大劇院)에서 중국 전통 무용 등 특별 공연을 관람했다.
이에 앞서 16일 정오께 상하이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경제특별개발구인 푸둥 신취(浦東新區)내 국제 컨벤션센터 인근 숙소인 영빈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부터 상하이 시내를 둘러봤다.
이날 저녁 8시에는 빌딩 숲으로 유명한 와이탄(外灘) 지역을 둘러본 뒤 88층 높이의 진마오다샤(金茂大廈)에서 상하이의 야경을 감상했으며 베이징(北京)에서 상하이에 온 朱 총리와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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