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6일 "특별검사가 안기부 자금뿐 아니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저를 포함해 여야 정치권 모두의 정치자금에 관해 전면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특검에서 안기부 예산 유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저와 우리 당은 국민 여러분께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이 총재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이 사건의 본질인 자금의 성격은 규명하지 못하면서 정권의 사주를 받아 우리 당을 분열시키려는 음모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특별검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정치권은 민생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이 총재는 "대통령의 잘못된 현실인식과 거품정책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불신만 키우고 있다"면서 "이 정권이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오늘만 무사히 넘기려는 경제정책을 선택한 것은 정계개편과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방문을 성사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국민과 언론인 사이에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 상당히 높다는 대통령의 말은 언론탄압의 신호탄"이라며 "정권의 허물을 지적한 언론을 길들이려 한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 및 원외 위원장들은 이날 청와대를 항의 방문한 뒤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원외 위원장들은 당사에서 야당탄압을 규탄하는 시한부(19일까지)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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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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