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경마장·풍납토성 논란'문화재 보존이냐, 주민 생활권 보호냐.' 16일 경주 경마장 건설 예정지와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내 재건축 예정지 보존여부를 위한 문화재위원회 합동회의를 계기로 이 문제가 또 한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주 손곡동 일대 경마장 건설 예정지(29만 여 평)는 지난 해 7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발굴 결과 신라시대 생활ㆍ의례 토기를 대량으로 공급한 최대규모의 토기 생산 및 유통단지로 확인됐다.
5만 3,599평의 발굴지역에서는 5, 6세기에 조성된 토기가마 47기를 비롯해 주거지 64기, 성교하는 남녀를 묘사한 토우 등 100여 점의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문화재위원회는 그러나 경마장 건립을 통해 시 수입을 늘리려는 경주시의 반발 등을 이유로 당초 8월로 예정했던 보존 여부 결정을 계속 미뤄왔다.
경주시 고위관계자는 당시 "손곡동 일대는 골프장과 관광지구 등에 인접한 야산에 불과하다"며 "이 지역을 문화재보존지구로 묶는 것은 지역개발과 주민 생활권 보호를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었다.
풍납토성 내 2개 재건축 예정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래마을 주택조합 재건축 예정지(대지 6,350평, 지하 2층ㆍ지상 23층 5동)와 외환은행 주택조합 재건축 예정지(대지 5,060평, 지하 1층ㆍ지상 23층 7동)는 현재 송파구청이 조건부로 개발인가를 내준 지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 해 6~10월 시범 발굴한 결과 백제 문화유구와 유물이 일부 출토됐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보존 여부를 빨리 결정해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주민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는 하지만 '한번 개발되면 영원히 복구할 수 없는 역사 유적이고 주민보상대책도 충분히 마련됐다'는 내용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발굴현장 훼손과 문화재위원회 심의 끝에 문화재보존지구(사적 제11호)로 지정된 풍납토성 내 경당연립 재건축 예정지에 대해서는 320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상태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해 11월 30일 기획예산처와 서울시와 협의, 국고 190억원, 서울시 예산 130억원으로 재원을 마련해 주민들에 보상키로 결정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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