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차기 미국 대통령은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지만 정작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여건은 크게 다르다.부시 부자는 전임자가 경제호황을 이룩한 상황에서 백악관에 입성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아버지 부시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경제활황을 넘겨받았고, 아들 부시도 최근 불황조짐이긴 하지만 역시 경제형편이 좋은 때에 취임한다.
그러나 아버지가 압도적 차이로 상대 후보를 누른 데 반해 아들 부시는 득표율에서 뒤지고 선거인단수에서 신승했다. 때문에 아들 부시는 사법부의 지원으로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는 부담을 임기내내 짊어지고 가야 한다.
또 아버지 부시는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에 시달려야 했지만, 아들 부시는 의회를 공화당이 지배하는 유리한 여건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
아버지 부시는 4년 재임기간중 민주당이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여 제정한 법률안에 맞서 무려 46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비하면 아들 부시는 의회의 도움으로 대규모 감세와 교육개혁 등 공약을 소신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8년만에 백악관과 의회를 동시에 공화당이 장악한 황금시대가 오래갈 지는 미지수다. 행정부와 의회를 한 정당이 독점하는 것에 대해 견제심리를 지닌 유권자들이 2002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의석을 늘려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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