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설을 앞당겨 고향을 찾았다 15일 새벽 1시 서울로 돌아온 배모(31ㆍ서울 성동구 행당동)씨 가족은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아 영하 18도의 밤을 꼬박 뜬눈으로 새워야 했다.동파방지용 자동운전 기능이 있다는 '외출' 버튼을 누르고 갔는데도 보일러가 그만 얼어버린 것이다.
기온이 연일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배씨처럼 외출 버튼만 믿고 나갔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보일러 제작사 및 설비업체 등에 따르면 동파방지용 자동운전기능은 소량의 전기로 작동되기 때문에 영하 10도 이하에서는 거의 효과가 없다.
이 때문에 외출 버튼만 믿었다가는 기온이 급강할 경우 가스ㆍ기름보일러는 십중팔구 동파된다.
따라서 외출시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질 것이 예상되면 '타이머' 버튼을 눌러 보일러가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작동되도록 하거나 아예 '운전' 버튼을 눌러 계속 정상 가동되도록 하는 것이 동파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특히 동파는 보일러에 물을 공급하는 직수배관 등이 얼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배관은 보일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조업체의 애프터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동네 설비업체에 수리를 의뢰할 경우 기술부족, 불량부속 사용, 바가지요금 등이 심해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K보일러측은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자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설 서비스업체의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의 안내문까지 띄웠다.
그러나 보일러 제작사에도 수리 신청이 폭주, 제때 수리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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