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설과 강추위는 생활 패턴까지 바꿔 놓았다. 일절 외출을 삼가는 '칩거족'과 지하철을 이용하는 '두더지 족'이 급증하고 있고 배달업체와 병원, 난방용품 업체마다 호황을 누리는 반면, 서민들은 난방비 부담에다 수도관 동파 등으로 생고생을 하고 있다.◆ 배달업체 호황
일찌감치 퇴근해 집안에 박혀있는 '칩거족'이 크게 늘면서 인터넷 쇼핑몰과 비디오대여점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인테넷 쇼핑몰 '바이앤조이'는 생필품이나 도서류 주문수가 평소 300여건에서 최근 700~800여건으로 급증했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Y 비디오 대여점도 "평일 저녁에도 주말처럼 주문이 밀려드는 등 매출이 평소보다 20%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피자ㆍ치킨점 등 배달 외식업체들 역시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 만원 지하철
빙판길과 한파가 두려운 시민들이 승용차나 버스 대신 지하철로 몰려 요즘 지하철은 시간대에 관계없이 늘 만원이다.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폭설 이후 1~4호선의 하루평균 승객이 300여만명에서 440여만명으로 늘어 났고, 5~8호선 승객도 70여만명에서 200여만명으로 폭증했다.
당연히 주유소와 세차장 등 자동차 관련업소들은 울상. 다만 스노타이어만큼은 일부 지방에서 품귀로 인해 웃돈까지 붙여져 거래되고 있다.
◆ 난방비 급증, 수도 동파 비상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겨울들어 발생한 수도계량기 동파사고는 총 9,570건. 평년에는 하루 100여건에 불과했으나, 12~13일에만 무려 3,500여건이나 발생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10단지 관리사무실 직원 김모(29)씨는 "50여세대 주민이 식수마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일이 수리하기도 역부족이어서 추위가 누그러질때만 기다리고있다"고 털어 놓았다.
기름보일러를 때는 박모(52ㆍ여ㆍ경기 파주시)씨도 "예년에는 겨울 한철 난방비가 150만원이면 충분했지만 올해는 2배 가까이 들 것 같다"며 "주문해도 2~3일은 기다려야 배달이 된다"고 걱정했다.
◆ 골절환자에 병원 특수
서울 마포구 K정형외과측은 "손목 골절, 엉덩이 타박상 등 빙판길 사고로 인한 환자가 평소보다 하루 10여명이나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 C한의원 박모(30) 부원장도 "염좌 및 타박상 환자가 하루 7~8명이나 늘어 침과 찜질 등에 손이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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