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주식 투자자들은 비록 8분동안이나마 모처럼 짜릿함을 맛봤다.낙폭과대와 세계적 유동성 확대에 따른 외국인들의 무차별적 매수세에 힘입어 3개월여만에 주가가 '마의 벽' 같았던 600선을 일시적으로 치고 올라간 까닭이다. 하지만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어서 단기 과열 랠리가 왠지 불안하다.
20일 미국에서 부시 정권이 공식출범하고, 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선 OPEC 임시총회가 열린다. 우리 경제의 장단기적 운용, 특히 수출 및 국제수지 관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두 이벤트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대응이 요구된다.
OPEC이 우리 정부의 예상과 달리 하루 평균 감산량을 200만배럴까지 확대하면 가뜩이나 취약한 수출전선에 또 하나의 적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16일부터 5일간 국회에서 공적자금 청문회가 열린다. 부실은행 임직원 및 부실 기업주의 도덕적 해이와 관리들의 무책임이 그들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가구당 평균 1,300만원의 잠재적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점에서 국회가 차제에 칼을 들어야 한다.
안기부 예산 선거자금 유용 논란이라는 것도 "대표없이 세금없다"는 헌법정신을 체득하지 못한 정치꾼들의 직무유기가 빚어낸 것이다.
말 그대로 엄동설한이다. 그러나 날씨보다 더욱 꽁꽁 얼어붙은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다.
실업자 노숙자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부의 실천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주중에 실업ㆍ물가대책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코미디 같은 정치놀음에 경제는 언제나 뒷전이다. 힘있는 정권이 지혜로운 정권보다 나을 순 없다.
이유식 경제부차장
y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