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좋다(Good feeling)."12일 축구대표팀 훈련지인 울산에 도착, 선수들의 오후훈련을 지휘하며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첫 공식일정을 시작한 히딩크 감독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강동구장서 훈련이 끝난 뒤 현대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서 그는 "이번 울산훈련은 다른 방식의 한국과 네덜란드 축구가 서로 적응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며 "(24일 홍콩에서 열리는 칼스버그컵 대회에 대비해) 선수 개인능력 파악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 속에서 운동장 한 가운데 서서 선수들의 부분 전술훈련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개개인의 능력파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던 그는 마무리 스트레칭을 할 때는 직접 선수들의 자세를 교정해주기도 했다.
2시간 가량의 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훈련에 열심히 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격려했다. '명장'과의 첫 만남이어서인지 선수들은 훈련 내내 긴장을 감추지 못했고 감독의 해산명령에도 한 동안 운동장을 떠나지 않는 등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편 훈련에 앞서 그는 10여분간 선수들과 첫 공식미팅을 가졌다. 핌 베어벡 코치, 얀 룰프스 기술분석관과 함께 미팅장 앞에 서서 선수들과 일일이 "반갑다"며 악수를 나눈 그는 선수들에게 "2002년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자"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그는 선수들과 동거동락을 같이 하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점심으로 호텔측이 마련한 양식을 마다하고 선수들의 메뉴인 한식(쇠고기전골)을 맛있게 들며 한국에 대한 적응의지와 선수들과의 일체감을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이 구상해 온 훈련을 진행할 예정인 히딩크는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그다지 길지는 않다"며 "98년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대로 2002년 월드컵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대표팀 사상 최다인원으로 구성된 코치진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전술훈련을 필요로 하는 현대축구 지도엔 적절한 수준"이라면서 "코치들의 역할분담은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강동구장에는 100여명의 팬이 몰려와 히딩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으며 아사히 TV 등 일본취재진도 눈에 띄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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