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유전자가 조작돼 태어난 원숭이라고 미 과학전문잡지 사이언스가 보도한 '녹색원숭이' 앤디는 영장류 형질전환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그동안 인위적으로유전자를 없애거나 변환시킨 것은 쥐, 초파리 등 주로 하등동물이 었고 최근에야 양, 돼지, 소등의 형질전환이 시도됐다.
인간과 유전체가 99% 일치하는 원숭이의 형질전환은 질병모델을 만들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반면 무분별한 동물의 형질전환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형질 전환된 원숭이 앤디는 원래 없던 해파리의 단백질을 만든다.
해파리로부터 추출된 녹색형광단백질(GFP) DNA를 유저자 운반체로 쓰이는 레트로바이러스에 삽입한 뒤원숭이 난자에 주입시키는 방법이다.
미국 오리건주의 오리건영장류 센터의 제럴드 셰튼 박사팀은 이렇게 유전자 조작된 난자에 원숭이 정자를 결합시켜 224개의 수정란을 만들었다.
이 중 126개가 배아로 자라났고 40개가 대리모원숭이의 자궁에 착상됐다.
임신에 성공한 것은 5마리. 그중 3마리가 유산의 위기를 넘겨 태어났다.
유전자가 발현되는, 즉 실제 단백질을 만드는 원숭이는 앤디가 유일하다.
앤디는 자외선을 받으면 털과 손톱이 녹색으로 빛난다.
앤디의 탄생으로 사람과 비슷한 질병모델 동물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즉. 유전자를 조작해 알츠하이머나, 암, 당뇨병을 앓는 원숭이를 탄생시킨 후 신약을 투입, 효과를 실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질병 모델용 실험동물은주로 쥐가 쓰였다.
그러나 똑같은 치료제라도 쥐와 실제 환자에서 나타나는 효과는 큰 차이가 있어 신약개발자들은 보다 이가에 가까운 지병모델을 갈망해온 게 사실이다.
또 앤디는 인간의 형질전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증명한다.
물론 이 기술이 곧 이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형질전환 성공률이 극히 낮고 단백질을 만드는 위치를 조절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어쨌든 이러한 한계에 도전하는 실험을 촉발할 것이고 장기적으로 난치유전병의 유전자치료 등을 목적으로 인간에 적용될 가능성이 업지 않다.
앤디 탄생이 보도되자 환경동물보호단체 등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영국 생체해부반대 연맹의 원데 하긴스 대변인은 "과학자들은 무슨 일이 벌어질가 알고 싶어 유전자를 무분별하게 조작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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