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네차례나 다녀온 임종진(林鍾晉?4) 전 월간 '말'지 기자가 29일까지 서울 광화문 지하철역내 광화문갤러리에서 그동안 찍은 북한사진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다.임씨는 1998년 10월을 시작으로 99년 9월, 2000년 4월과 9월에 북한에 가서 총 60여일간 머물러 한국 사진기자로는 가장 오래 북한을 취재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 전시회에서 임씨는 평양 남포 백두산 자강도 일대에서 찍은 슬라이드 160점, 사진 30여 점, 1시간 분량의 비디오를 선보인다.
여자애들의 고무줄을 끊고 도망가는 소년, 아이스크림을 입에 묻힌 채 달아나는 인민학교 여학생들, 공원의 오줌싸개, 한 우산을 받쳐들고 지나가는 연인들, 대동강변에서 수줍게 포즈를 취한 신혼부부, 벤치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노인 등 밝고 희망적인 모습이 그의 사진에는 주로 담겨있다. '
너무 감상적 접근' 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 '꽃제비'도 북한의 일면이지만 남한과 똑같은 인간의 희로애락도 역시 북한의 일면" 이라고 말한다.
방북 취재 중 '수령님과 장군님의 초상이 잘리지 않게 찍으라' 는 주문 말고 다른 제약은 없었지만 남북간 '아름다움' 의 기준이 달라 안내원과 말다툼을 하기도 했었다.
가령 어린이를 찍을 때 남쪽에선 '천진난만한 표정'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북쪽에서는 남쪽에서 보기에 과장되고 어른스러운 표정을 아름답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임씨는 3월 20일께 평양에서 만난 비전향 장기수 등을 찍은 사진 100여장을 추려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임씨는 "방북 취재를 해보니 평양 사람들도, 서울 사람들도 서로를 너무 모르고 있었다"며 "언젠가 평양에서 '서울 사람들'을 주제로 사진전을 열 날이 왔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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