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일본 노래냐고요? 그대로 수용하자는 게 아니죠. 곡이 좋으면 우리 식으로 만들어 부르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일본에 진출하고 싶어요.그러자면 일본인들이 평소에 흥얼거리는 노래를 우리식으로 소화해 갖고 들어가는 전략이야말로 일본 진출의 교두보라고 생각해요"
1996년 데뷔 이후 개성있는 발라드로 20, 30대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포지션.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로 그룹 이름을 정한 두 사람은 안정훈이 곡을 만들고, 임재욱이 보컬을 맡아 활동한다.
데뷔곡 '후회없는 사랑' 부터 4집 히트곡 '블루 레인' 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임재욱이 이번에는 일본 진출의 꿈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일본 작곡가의 곡을 리메이크한 스페셜 음반 'I Love You' 를 무기로 삼았다. 일본측에서 곡을 받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 곡 사용을 허락하는데 유난히 신중한 일본측 아티스트로부터 30곡을 받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나마 하마다 쇼고의 'Another Saturday' 를 리메이크한 '블루 데이' 의 히트가 일본측 관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미 곡이 있으니까, 더 쉬울 것이다. 이런 말은 틀린 말 같아요. 오히려 원곡을 부른 가수에 대한 묘한 경쟁심이 생겨서 힘이 들었어요"
오자키 유타카의 히트곡 ' I Love You'(작사 이승호, 편곡 유정연)가 타이틀 곡이다.
'소프트 록' 을 표방한 그룹답게 부드럽지만 힘있는 보컬을 지향해 온 임재욱이 한껏 소리를 낮추었다.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하나만 약속해요/ 이렇게 아프게 너무 쉽게 헤어질 사랑하지 마요' 헤어지는 연인에게 전하는 '아이 러브 유' 라는 말이 애조 띤 곡조를 더욱 슬프게 한다.
처음에는 5명의 작사가가 달려들었고, 그 중 이승호의 것으로 어렵게 낙찰됐다. 받침이 없는 일본말로 부른 원곡의 부드러운 서정을 다치지 않으려니 가사 쓰기가 더 어려웠다.
오래 전 헤어진 애인을 재회했을 때, 많이 달라진 모습에 어색해 하면서 찻잔만 만졌던 추억.
'그냥 믿을게 사는 동안 또 만날까/ 오늘 같은 우연이 있을까/ 그날까지 부디 행복하기를' 타마키 코지의 곡인 '재회'(이희승 작사 유전연 편곡)는 원곡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냥 빼버릴까" 하는 유혹을 많이 받은 곡이다. 그러나 "반 정도는 따라갔다" 는 생각으로 수록했다.
임재욱은 일본곡 리메이크 음반을 만드는 동안 생각이 많았다. "단숨에 이미지가 들어오는 우리 노래와는 달리, 일본 곡은 다 들어야 감동이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이 있다" 는 것, 그리고 "우리보다는 역시 한수 위" 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임재욱은 이번 음반을 들고 일본 진출을 타진중이다. 익숙한 곡조로 본토를 공략하려는 그의 전략이 성공할까.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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