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꽤 알려진 한 여성 시민운동 지도자와 함께 국제 NGO 심포지엄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여가 시간에 시민 운동과 관련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NGO활동에 매달리다 보니 남들처럼 재테크를 통해 좋은 집을 장만하지도 못해 낡은 집에 살면서 가끔 "내가 제대로 사는 건가"하고 회의 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시민 운동가들이 돈과 관련해 겪는 두 가지 고충이 있다. 첫째가 개인의 희생이고, 둘째가 소속 NGO의 활동 자금 마련이다.
시민 운동도 자기만족을 위한 자발적 활동이기 때문에 개인적 경제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희생하는 대신 사회정의를 실현한 다는 개인의 성취감과 맞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사회적 성취감은 바로 우리 NGO지도자나 스태프들의 활동 에너지이다.
▦그러나 시민운동도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세금으로 충당하는 정부나 스스로 돈을 버는 영리기업과 달리 시민운동은 회원들의 회비와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NGO활동이 왕성하다고 하지만 그 기반은 사실 거품투성이다.
회비를 내는 회원은 적고 기부문화는 정착되지 않았다. 또한 NGO의 힘이 비대해 지면서 활동이나 경비조달에서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사회여론이 높아졌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에 공기업에 거액을 요청해서 말썽이 된 경실련 모금 파문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시민 운동이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의 소금의 역할을 한 것은 평가 받을 만하다.
이런 추세로 NGO가 정부나 기업이 할 수 없는 사회적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면 우리 사회가 그 경비를 부담해야 하는가는 NGO시대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고 본다.
김수종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