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정채봉(丁埰琫)씨가 9일 오전 7시 11분 서울 중앙병원에서 지병인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5세.전남 승주에서 태어난 정씨는 동국대 국문과 재학 중이던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꽃다발' 이 당선해 등단했다. 월간 '샘터'사 주간, 편집이사와 동국대 겸임교수를 지냈다.
동화 '물에서 나온 새' '오세암' 등을 발표했으며 대한민국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70년대 말부터 샘터사 기자로 활약한 정씨는 짧고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생각하는 동화' 시리즈를 연재, 문단에서 '성인동화'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어 성장소설 '초승달과 밤배' 등을 발표하며 국내 대표적 동화작가로 자리매김한 그에게 간암의 병마가 닥친 것은 1998년. 이미 병세가 말기에 접어들어 생사의 경계를 오가던 정씨는 1999년 말 수술 끝에 일시 퇴원한 후에도 집필활동을 계속하는 열정을 보였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느님이 그렇고 마음이 그러하며 동심이 또한 그렇다.
문학인의 사명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보이게 하는 것"이라던 그는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 환경동화 '푸른 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병세가 다시 악화해 지난해 말 재입원했다.
유족은 아들 승태(25)씨와 동화작가인 딸 리태(22)씨가 있다. 발인 11일 오전5시. 장지는 전남 순천시 가톨릭묘지.(02)2224-7351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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