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집 근처 갈비집으로 모처럼 외식을 나선 A씨.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로 시장판을 방불케 하는 식당 안. 아이들을 자리에 채 앉히기도 전에 여종업원은 물김치며 게장이며 밑반찬을 급히 갖다 놓는다. "몇 명이죠"라며 다그쳐 묻더니 주방을 향해 주문 내용을 큰 소리로 외쳐댄다.밥 먹은 다음은 더 급하다. 수저를 미처 놓기 전부터 반찬이 떨어진 접시를 하나 둘씩 치우기 시작하더니 보는 데서 음식찌꺼기를 마구 뒤섞기까지 한다. 손님을 새로 받아야 하니 가능한 한 빨리 자리를 비워달라는 투다. 급하게 먹은 음식이 제대로 소화될 리도 없을 테고, 이래저래 기분만 상한 외식이 됐다.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몰리는 도심 오피스타운의 한식당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식당마다 짧은 시간 안에 좌석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손님을 다그치고 재촉한다. 식사가 미처 끝나기 전부터 커다란 쟁반을 들고 반찬그릇을 치우거나 치우겠다는 위협을 한다.
손님들도 이런 '횡포'에 가까운 서비스에 면역이 됐는지 별다른 항의조차 없다. 그래서 한식당의 서비스는 언제나 제자리 걸음이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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