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코트에 첫 선을 보인 안양SBS의 용병 데니스 에드워즈(28).한번이라도 그를 본 팬이라면 2가지를 꼭 기억한다. 첫번째는 가닥가닥 땋은 레게머리. 헤어스타일만 놓고 보면 미 프로농구(NBA) 최고의 스타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앨런 아이버슨과 닮았다. 또 하나, 교과서적인 슛폼을 파괴한 '막슛'이라는 '엉터리 슛'으로 이어가는 폭발적인 득점행진도 눈에 띈다.
지난달 28일 경기 용인시 SBS 숙소에서 에드워즈와 나눈 얘기도 대부분 이 비밀을 풀기 위한 것이었다. 끼가 넘치는 에드워즈는 답변도 짧고 간결했다.
우선 독특한 헤어스타일은 에드워즈의 자기표현법이다. 2년전부터 머리에 변화를 주기 위해 시작했다. 그 뒤부터 2주일에 한번씩 2시간 가까이 들여 머리손질을 하는 번거로움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6개월동안 머리를 다듬어줄 미용사를 찾기 위해 용산미군부대 주위를 헤집고 다녔다.
미용실마다 둘러보았지만 여의치 않자 같은 머리모양을 하고 있는 여군을 붙잡아 결국 한남빌리지에 살고 있는 미 하사관 부인을 찾아냈다. 에드워즈는 무슨 일이 있어도 2주일에 한번씩은 꼭 그 부인을 찾아간다.
에드워즈의 진짜 장점은 농구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는 것. 관찰력있는 팬이라면 자유투를 하기 전 오른손으로 왼쪽어깨를 문지르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기도하는 남자와 덩크하는 농구선수가 문신으로 새겨진 그곳을 만지며 일종의 자기최면을 걸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큰 아들 패트릭의 이름을 비롯한 4개의 문신을 더 새겨넣었다. '막슛'도 코트에서 살아남기 위한 에드워즈의 독특한 발명품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익숙해진 이 폼은 장신선수의 예측력을 빼앗는데 안성맞춤이다.
물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다져진 에드워즈의 근육질 팔뚝도 정상적인 슛폼을 어렵게 만들었다. 어중간한 192㎝의 키로 장신들이 우글대는 골밑에서 착실히 득점을 보탠다.
다득점 비결을 묻자 "나는 마구잡이로 슛을 시도하는 '슛쟁이'(shooter)가 아니라 때가 올 때까지 참는 '골쟁이'(scorer)"라고 밝혔다.
8일까지 게임당 35.88점을 넣고 있는 에드워즈는 득점왕 질주채비를 갖췄다. "득점왕을 낳은 팀이 챔피언이 된 적이 없다"는 짓궂은 농담을 던지자 그는 "마이클 조던이나 샤킬 오닐한테 물어보라"고 되받았다.
97-98시즌 NBA의 하위리그인 IBA와 USBL에서 MVP를 차지했던 에드워즈는 팀 성적도 상위권이었다고 말했다. 98-99시즌에는 하위리그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CBA서 득점왕타이틀을 거머쥔 그의 꿈은 올 시즌뒤 NBA 무대를 노크하는 것.
포인트가드의 빠른 패스워크와 적중도 높은 슈터가 많다고 한국농구 수준을 아주 높게 평가했다. 반면 한국문화에 대한 적응은 매우 더디다. 한국적이라는 말 대신 그는 늘 '아시아적'이라는 말을 반복한다.
한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와서도 왜 사게 됐냐고 묻자 "아시아적이라 독특해서"라는 엉뚱한 답변을 했다. 대학교 때 만난 필리핀친구의 영향으로 아시아문화에 대해 좀 알게 됐다고 들려준다. 약점이 뭐냐고 묻자 잠시 고민하던 그는 "약점은 무척 많지만 그것들을 보여주지 않는 게 내 장점"이라고 재치있게 넘어갔다.
프로필
포지션: 포워드, 가드
생년월일: 1972년2월24일
신체조건: 192㎝,100㎏
출신교: 포트헤이스주립대
가족관계: 아내 라돈타와 2남1녀
/글=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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