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50년 동안 노벨상 수상자를 30명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기본 계획'(2001~2005년)이라는 5개년 국가전략을 마련했다.21세기 초 세계 과학ㆍ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잡자는 것이다. 이 기간 투입될 자금은 국내 총생산(GDP)의 1%에 해당되는 24조엔에 달한다.
또 일본 정부는 올해 정보기술(IT) 분야에 6,000억엔의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5년 이내에 미국을 따라잡고 초고속 인터넷 대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조업에서는 세계 최고 이지만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은 지난 1990년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21세기에는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다시 한번 세계에 우뚝 서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이같은 야심찬 계획은 미국과 서구 따라잡기라는 패전 후 기본 목표를 달성한 1980년대 이후 그것을 대신할 수 있는 국가적 목표를 제시하지 못한 데서 오늘날의 불황과 무기력함이 초래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버드대 에즈라 보겔 교수의 '재팬 애스 넘버 원'이라는 책이 나온 것이 1979년이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확대(Enlargement)''고용(Employment)''환경(Environment)'의 '3E'로 결정했다.
EU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리며,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EU의 순번제 의장국인 스웨덴의 외란 페르손 총리의 선언으로, EU의 진로가 쉽게 이해된다.
■새로운 세기를 맞는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가. 당장 급한 것은 구조조정의 성공적 마무리와 경기회복이겠지만, 지난해 최대의 경사였던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이을 노벨상 수상계획은 있는 것일까.
우리의 비약을 가로막는 도덕적 해이와 집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금은 추상적이라도 뭔가 내세울만한 국가적 목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이 지도층의 리더십일 것이다.
/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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