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새 행정부가 북한에 경수로 대신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를 건설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의 한 경제지 보도는 충격적이다.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94년의 제네바 핵 합의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종류의 보도가 처음은 아니다.
미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특히 부시 진영의 인사들로 부터 이런 주장이 간헐적이나마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아직 부시 새 행정부가 취임한 것도 아니고 또 이를 정책으로 채택하리라는 단정적 시사도 없는 상황에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비록 일부의 견해라고는 해도 이런 얘기들이 나도는 것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 이로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대체로 경수로 대신 화전건설을 주장하는 측의 논지는 이렇다. 첫째로 KEDO(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체제가 북한의 핵 위협 앞에 굴복한 산물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핵 공갈에 경수로라는 뇌물로 입 막음을 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제네바 핵 합의가 북한 핵의 완전한 저지책은 못 된다는 입장이다. 부시 싱크탱크에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둘째, 경수로보다는 화전의 공기(工期)가 짧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경수로와 화전 공기를 단순 비교하면 그렇다.
하지만 대북 경수로를 화전으로 대체하려면 계약 변경, 규모와 입지 선정 등을 다시 하다 보면 결국은 엇비슷한 시일이 소요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물론 북한이 순순히 응해 주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지막으로 경수로에서 플로토늄 생산 가능성이다. 핵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건설한 경수로에서 핵무기 원료를 개발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경수로 발전소가 가동되면 IAEA(국제원자력기구)등이 철저한 관리를 하는 상황을 간과한 것이다. 따라서 경수로 대신 화전건설 운운은 설득력이 없다.
우리는 KEDO체제가 한ㆍ미ㆍ일 간의 철벽공조속에 유지돼야 하고 또 이것이 한반도 평화의 골간이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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