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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진흥 마지막 기회다] (5)전문가 진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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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진흥 마지막 기회다] (5)전문가 진단 -끝-

입력
2001.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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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깃발관광'의 시대는 끝났다. 여행가이드의 깃발을 쫓아다니며 보라는 것만 보고, 지정된 식당과 기념품점에서만 돈을 써야 하고, 버스에 오르라면 군말없이 타야 하는 여행은 이젠 관광이 아니라 '고행(苦行)'으로 치부된다.그래서 관광업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한국관광 부흥의 해법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개별적 기호에 호소하는 '맞춤관광'이다.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오상훈(45) 교수는 우선 '홍보전략 개선'을 꼽았다.

대륙별ㆍ국가별뿐이 아니라 한 국가의 개별 지역에 따라서도 상이한 홍보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중국인 관광객만 해도 남부와 북부지방 사람들의 특성이 판이하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을 따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홍보 부족은 일선 관광업계 종사자들도 뼈저리게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롯데호텔 제주면세점 김주남(31) 계장은 "외국 관광객들이 막상 한국에 들어와도 어디를 구경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별로 한국적 특성을 살리는 관광상품과 축제를 개발하되 주제별로 묶어 전국적인 축제로 승화시키고 전략적인 홍보를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당장 시급한 것은 숙박문제. 사실 전국 474개 종합관광호텔이 보유하고 있는 5만여 객실은 적지 않은 숫자.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의 94%가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관광을 즐기기 때문에 '풍요 속 빈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국내 굴지의 H여행사 대표는 "정부는 러브호텔과 여관 등을 '임시 숙박시설'로 이용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모양인데, 높은 객실회전율로 수지를 맞추는 러브호텔이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며 "외자라도 유치해 수도권에 호텔단지나 관광단지를 시급히 조성, 관광객의 잠자리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관광부 박양우(43) 관광국장은 "올해 '한국 방문의 해' 행사는 외국인 관광객 580만명 유치 외에 관광객 수용태세 개척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되는 만큼 장기적인 관광인프라 조성에 일조할 것"이라며 "통역가이드와 별도로 문화해설자(Culture Narrator) 1,000명을 양성하고 법무부와 공조해 출입국 관리체제의 개선을 꾀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조홍규 관광공사사장

"'한국방문의 해'를 지정한 것 자체가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낙후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지요."

취임 7개월째를 맞은 한국관광공사 조홍규(58) 사장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매년이 한국방문의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4년 첫 방문의 해처럼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치지 말고 관광 종사자와 일반국민의 의식 및 제도 개혁을 통해 '관광 천국'으로 가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한국방문의 해 성공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관광객의 국내여행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우리도 가지 않은 곳을 외국인더러 보러오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모든 국민의 적극적 참여가 없는 관광산업 발전이란 없다"고 단언한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 투자와 협력을 요청해도 지방자치단체나 정부부처들이 나몰라라 할 때는 분통이 터지죠. 그러면서 모든 문제의 책임을 관광공사에 떠넘길 때는 야속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면서 조 사장은 관광 관련산업이 지나치게 민영화한 것이 수십년간 거듭 지적돼온 각종 관광문제들의 근본 원인이라는 '독특한' 진단을 내놓았다.

"여행사, 택시기사, 숙박업주 등 이익창출이 최우선인 민간에게 '한국관광의 발전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관광객전용 택시나 숙박시설 등을 정부가 직접 운영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근본 해결책입니다."

조 사장의 임기내 목표는 '한반도 관광시대'를 여는 것. 관광공사가 북한과의 '관광협약'을 성사시키는 주체로 나서 미개발의 북한 관광자원을 상품화해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미지의 곳을 보고싶어 하는 관광객의 보편심리상 북한은 분명 매력적인 관광지입니다. 특히 일본과 연결되는 해저터널까지 설치한다면 한반도는 '관광 황금시대'를 맞게 될 겁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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