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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 기업인의 명예로운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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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 기업인의 명예로운 은퇴

입력
200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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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벤처기업의 대표격인 미래산업 정문술 회장의 은퇴소식이 우리의 귓전을 신선하게 자극한다. 그는 자신이 창업하고 20년간 열심히 가꾸어 온 한 기업의 경영권을 자식에게 대물림해 주는 것을 거부하고 기업을 함께 키워온 전문경영인 들에게 넘겨주었다.그는 또한 대주주로서 남지만 경영에 간섭하는 막후역할을 하지 않고, 대신 재산과 경영 노하우를 사회에 환원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결정은 사회지도층의 긍정적 역할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한 모금의 청량음료와 같다. 또 탐욕과 지배욕으로 얼룩진 재계에는 은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본다.

많은 창업자들이 기업을 세울 때 전문 경영인체제와 부(富)의 사회환원을 생각한다. 그러나 행동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 회장이 한국적 풍토에서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의 공익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IMF사태로 실직한 딸이 아버지회사에 취직을 부탁했을 때 정 회장이 "너를 받아들이면 우리 직원을 내보내야 한다"며 거절했다는 일화는 그의 경영철학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래산업은 중소기업이지만, 정 회장의 결단 하나만으로도 그 사회적 기여도는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이제 우리는 후계경영자가 끌어갈 미래산업에 애정을 보내며, 더불어 은퇴 후 정 회장의 '생산적 사회환원'활동이 또 하나의 모델 케이스가 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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