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ㆍ하나ㆍ한미 등 우량은행들이 조직활성화를 위해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희망퇴직)을 실시하고, 특히 '7월 합병'을 선언한 국민ㆍ주택은행도 단계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해 금융권에 명퇴바람이 거세지고 있다.지난해 9~11월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기 위한 사전 조치로 명예퇴직을 단행한 비우량은행들과 달리 우량은행들의 명퇴바람은 1998년 1차 금융구조조정 이후 과장ㆍ부장급 승진대기자가 수십명씩에 달하는 등 누적된 '중상층부'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이번 명예퇴직을 계기로 발탁인사를 확대하고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관행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최근 1~4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희망자를 접수, 1급 54세 등 나이와 호봉 등을 기준으로 퇴직대상자군을 공고했으며 5일 접수를 마감한다. 명퇴금은 1ㆍ2급의 경우 18개월, 3ㆍ4급은 20개월치로 예상된다.
최근 명예퇴직 신청을 마감한 하나은행은 금명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종 퇴직대상자를 확정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6명을 대리로 승진시켰지만, 아직도 50명 이상이 대리 승진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신한은행은 최근 3급 부서장급 35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 퇴직자들에게 20개월분의 임금을 명퇴금으로 지불했다. 은행 관계자는 "명예퇴직을 계기로 근무성적이 우수한 직원에 대해서는 승진, 급여 등 모든 면에서 혜택을 주고, 실적이 부진하면서 연령이 많은 직원은 후선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량 지방은행으로 꼽히는 대구은행과 부산은행도 이달중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200여명을 예상하고 있으며 20개월분 안팎의 명퇴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 구조조정의 향배에 따라 추가로 인력 퇴출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은행원들로서는 우량ㆍ비우량은행을 불문하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원들이 기업 대출 등 업무를 보수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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