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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노상사와 특전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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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노상사와 특전용사들

입력
2001.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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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공수부대원을 보면 흉한 생각이 들었다. 광주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무섭기도 했다. 얼룩덜룩한 옷에 검은 모자를 쓰고 거침없이 걸어오는 모습과 마주치면 스스로 멀리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그들은 아름다운 도시와 거리와 사람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요소였다. 그런 생각은 80년대를 참담한 상태에서 겪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된 현상이 아니었는가 싶다.

■그런데 KBS 인간극장 5부작 '노상사와 특전용사들'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한편의 TV 프로그램이 이처럼 생각을 바꾸게 하는 힘을 갖는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거기에서 특전부대원들은 우리 군의 정예용사들이었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하루종일 험한 산길을 행군하며, 웃통을 벗고 눈 위에서 뒹굴고, 혹한의 날씨에 얼음을 깨고 산골짜기 물 속에 들어가 소리치며 구호를 외치는 늠름한 사나이들 이었다.

그리고 동료 사이에 끈끈한 전우애로 뭉쳐서 언제든 나라가 부르면 어떤 역경도 이겨내고 임무를 완성하러 출동할 군인들이었다.

■특전용사들도 가족이 있었다. 집을 떠나 며칠씩 훈련을 나가기는 하지만 아내가 기다리는 남편이었고, 귀가하면 아이들이 반겨 맞는 아버지였다.

비록 얼음 밭 혹한 훈련때문에 만삭의 아내가 남편없이 혼자 병원에 가서 아기를 낳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으나 따뜻한 가정이 '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력의 원천이었다.

■우리는 나라가 망하는 고난의 세월을 겪었다.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에겐 강력한 국민의 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들이 이 땅을 지켜주어야 경제도 키우고 문화도 발전시킬 수 있다. 국제무대에서의 발언권도 국방력이 전제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정예병력을 국내정치에 끌어 들여 혹독한 시련을 겪게 했던 지난날의 과오가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오늘 저녁 2TV에서 마지막 회가 나온다. 새해를 감동으로 출발하게 만드는 프로이다.

/ 최성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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