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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여고생 접대부 '도덕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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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여고생 접대부 '도덕불감증'

입력
2001.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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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고 어른들과 장난치고 재미있잖아요. 그게 뭐 큰 잘못인가요?"3일 여고생 등 미성년자 고용 유흥업소를 무더기로 단속한 서울 서초경찰서에 참고인 자격으로 불려온 10대 접대부 8명의 반응이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가 건축설계사, 벤처업체 사장 등인 넉넉한 가정의 아이들.

분당의 50평짜리 아파트에 산다는 Y(16ㆍ여고1년)양은 "하루 용돈 2,000원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안돼, 지난 여름부터 일주일에 두세번씩 강남의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 나가 매달 100만원도 넘게 벌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Y양은 "자정 넘어 집에 가면 부모님이 주무시기 때문에 아무 탈 없다"며 "들키더라도 심야영화를 보고왔다고 하면 그만"이라고 태연히 말했다.

이들은 형사를 가리키며 "지난번에 와서 술값ㆍ팁값 안내고 가셨죠. 저분도 낮이 익네요.

다른 경찰서 서장님도 우리가 모셨지요"라고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나이 많고 지체 높은 손님들은 욕을 해도 봐주시는 등 재미있는 일도 많다"고 자기들끼리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신매매단에 잡혀와 일한다는 것은 옛말"이라며 "요새는 스스로 보도방이나 업소를 찾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O(16ㆍ여고 1년)고1)양은 "늦으면 업소 배정을 못받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면 바로 보도방을 찾는다"며 "번 돈은 옷 사고 맛있는 것 사먹는데 다 썼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철없는 10대'들을 유흥업소와 연결시켜 준 무허가직업소개소 실장 강모(32)씨와 이들을 고용해 영업한 술집주인 유모(46ㆍ여)씨 등 9명에 대해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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