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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 우리동네 100%활용법 - 실속있는 취미·운동강좌 찾기

입력
2001.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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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해 여러분은 어디를 이용하십니까?"누구나 새해 벽두에는 여가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운동과 학습, 건강유지와 문화생활 등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이나 주부, 직장인들은 각자의 취향과 시간에 맞춰 한두 가지씩 목표를 정하게 된다.

하지만 막상 계획을 세우려 해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대개는 신문의 안내기사나 광고전단, 주변 사람들의 도움말에 의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비용도 제 각각이고 프로그램 내용도 들쭉날쭉, 시간대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의외로 짭짤한 프로그램들이 많다. 구청과 동사무소 등 관청에서 운영하는 생활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A씨 가족과 사설 기관을 이용하는 B씨의 여가시간 활용법을 비교해 본다. /편집자주

■공공기관 이용하는 A씨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는 주부 A(40ㆍ서울 성동구 마장동)씨는 새해를 맞아 외국어 공부와 함께 수영과 에어로빅 등 건강유지를 위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기로 단단히 마음먹었다.

A씨는 전부터 알고 있던 시내 학원에 가보려다 너무 멀고 비용도 간단치 않을 것 같아 근처 학원에 대한 정보를 얻으러 무작정 구청을 찾았다. A씨는 안내원의 도움을 받아 문화공보과로 갔고 거기서 내놓은 각종 강좌 모집요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안내문에는 구민종합체육센터와 구립문화원, 종합복지관, 동민의 집(옛 동사무소) 등에서 운영하는 강좌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상세히 실려 있었다. 영어와 일어회화는 물론 컴퓨터, 바둑, 사진, 서예교실에서 가요반, 풍수지리반, 영화감상반 등 각종 프로그램 100여가지가 백화점식으로 망라돼 있었다.

체육교실은 에어로빅 탁구 수영 스쿼시 스포츠댄스 등 4계절 스포츠에서 스케이트 스키 등 겨울철 종목까지 구청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문화교실에는 음악감상 영화감상 만화반까지 있었다.

각종 안내문을 모아 집에 온 A씨는 곧바로 신년 스케줄을 잡기 시작했다. 월ㆍ수ㆍ금요일 오후 2~3시에는 구민종합체육센터에서 주부수영교실을, 화ㆍ목ㆍ토요일에는 에어로빅반을 수강하기로 했다. 또 동민의 집에서 운영하는 주부 생활영어반에 이어 내친 김에 바로 옆 동에서 실시하는 보석감정교실에도 신청서를 냈다.

A씨가 2일부터 시작한 4곳의 과외활동 비용은 모두 합해 월 7만원. 게다가 대부분 집 근처라 교통비도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시설이 사설학원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강사들도 관청에서 추천한 자격증 보유자들이라 더 믿음이 갔다. 더구나 수영과 에어로빅반은 총 수강생이 20명이 채 안돼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었고, 영어반과 보석반도 10여명씩에 불과해 개인교습을 받는 기분이었다.

또 A씨는 중학생 아들에게는 매일 오전 1시간씩 운영하는 헬스반을, 초등학생 아들에게는 수영반을 끊어줬다. 두 강좌 수강료는 월 6만8,500원으로 사설기관의 3분의 1 수준이다.

A씨는 "구청에서 하는 강좌라는 것이 값은 싼 대신 수준도 떨어지고 시설도 형편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막상 수강해보니 복잡한 시내 학원들보다 훨씬 나았다"며 "앞으로 평소 해보고 싶었으나 기회가 닿지 않아 주저했던 종목들을 골라 하나씩 수강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 가족은 주말에는 항상 시내 극장 대신 구민회관의 무료영화를 관람한다. 12~13일 오후에는 국내 최고 흥행작인 '공동경비구역 JSA'를 상영한다. 온 가족이 함께 본 뒤 영화표 값으로 대신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사설기관 이용하는 B씨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사는 주부 B(42)씨는 다른 사람들처럼 새해를 맞아 운동과 영어공부를 체계적으로 해 볼 계획을 세웠다. 주변에 물어 물어 서초구에 있는 한 스포츠센터를 소개받았다.

회원제로 하는 최고급 수준은 아니고 강남 지역 중산층들이 흔히 다니는 곳이었다. B씨는 매주 3일간 1시간씩 하는 수영반과 에어로빅반을 신청했다. 두 아들에게는 같은 스포츠센터 헬스반과 수영반을 각각 끊어줬으며 돌아오는 길에 모백화점 강남점에 들러 주부 생활영어 강좌도 수강키로 했다.

B씨의 과외활동비는 3개 강좌에 월 22만원. 두 아들 수강료를 합해 월 38만5,000원이 지출된다. 그러나 시간제로 운영하는 수영ㆍ에어로빅반은 일찍 가면 기다려야 하고 늦게 가면 시간을 까먹어야 하기 때문에 B씨는 불만이 적지 않다.

백화점 영어강좌도 시설만 그럴 듯 할 뿐 20명 정원이 꽉 찬데다 들인 비용만큼 효과를 보고 있는 지도 의문이 들었다.

그나마 이곳 스포츠센터와 백화점 영어강좌 프로그램의 수강료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싼 편이고, 지하철로 7개 역 정도만 가면 되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B씨는 "운동하고 난 뒤 자리를 옮겨 영어공부를 하고 백화점 인파를 헤치고 나와 집까지 차를 몰고 오면 온몸이 파김치가 된다"며 "그래도 목표를 세운 만큼 힘들어도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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