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이 최근 구조조정, 예금부분보장제 등 올해 산적한 금융 현안들을 '중ㆍ고교론' '헤라클레스론' '방사능 치료론' 등 다양한 은유를 들어 직원들에게 설파해 눈길을 끌었다.이 위원장은 2일 시무식에서 "중학교를 3년간 다니면 교과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했더라도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듯, 영업중인 금융회사가 모두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올해부터 예금부분보장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헤라클레스가 강물을 끌어들여 마구간의 오물을 청소했듯이 예금부분보장은 막힘 없이 흐르는 시장의 힘을 빌려 금융산업의 적폐를 해소하자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방사선은 암세포 뿐 아니라 주변의 정상세포도 파괴하지만 암세포를 그대로 두면 생명을 잃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구조조정의 당연성을 강조한 뒤, "지난 해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열심히 했지만 성적은 겨우 과락(科落)을 면한 정도인 것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특히 한빛 등 6개 은행 완전감자에 대한 비난여론과 관련, "군살을 말끔히 도려내면서도 피는 한방울도 흘리지 말라는 것이 우리에게 내려진 훈령"이라고 직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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