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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진흥 마지막 기회다] (2) 숙박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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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진흥 마지막 기회다] (2) 숙박업소

입력
2001.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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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관광객 호저 불랑제(37)씨는 숙박업소 품평 요청에 기다렸다는 듯 폭포수 같은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달 31일까지 엿새동안 그가 머물렀던 곳은 명색이 서울 한복판의 '1급 N관광호텔'."얼룩진 침대시트는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화장실은 청소조차 제대로 돼있지 않았어요. 기가 차서 프론트에 3번이나 항의한 끝에 올라온 종업원은 짜증만 내고.. 1만 2,000원짜리 아침식사에서 머리카락이 나왔지만 아무도 사과하지 않더군요." 게다가 호텔내 단란주점의 소음으로 잔뜩 신경이 곤두서있던 자정께 걸려온 전화는 "Want a girl?(여자 필요합니까?)."

의사소통도 도무지 이뤄지지 않았다. "수건, 휴지나 관광안내자료를 부탁하려 전화하면 영어를 못하는지 그냥 끊어버립니다. 부탁한 택시가 오지않아 종업원에게 항의했지만 아무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표정이었어요."

미국인 게리 보워스(34)씨는 지난 주말 경주에 들러 하루 숙박료만 130달러가 넘는 C호텔에 투숙했다.

하지만 그가 '한국정부 지정 특1급 호텔'의 실체를 깨닫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언제 세탁했는 지 알수 없는 커튼, 먼지가 풀썩이는 카펫 등., 호텔측에 방 교체를 요구했지만 대답은 "빈 방 없음". 경주시내 및 신라 유적지 순회관광에 대한 문의에는 '택시기사에게나 물어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보워스씨는 "외국처럼 투숙객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관광프로그램도 없고 관광상품을 영어로 설명하지도 못 하면서 무슨 배짱으로 '한국 방문의 해'를 지정했는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종업원들이 팁은 끈질기게 요구하더라"며 혀를 찼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당장 15만개 정도의 객실이 필요하지만 현재 시설, 서비스 등이 갖춰진 객실은 고작 4만여개. 이렇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열약한 시설, 불친절한 종업원, 위생 불량 등 숙박업소 관련 민원이 택시횡포 다음으로 밀려들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모텔, 여관 등 중저가 숙박업소에 대한 개보수 자금 지원과 예약망 설치 등 제도적 지원과 함께 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설 투자비 환수기간이 길고 외국어에 능통한 인력에 대한 인건비가 높아 업계의 호응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호텔신라 교육원

1987년 서울 중구에 설립된 서비스 전문교육기관 '호텔신라 교육원'은 객실 종업원, 조리인력 등 유능한 '호텔맨'을 양성하는 '서비스 사관학교'다.

세계 각국 선진호텔학교의 교육내용과 21년간 축적된 신라호텔의 실무경험을 융합한 교육과정을 통해 그동안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프로 호텔종업원 수천명을 배출해 왔다.

문화관광부 지정 공식 관광종사자 연수기관인 이 곳에서 가르치는 전략은 '한국적 서비스'.

호텔이 서양에서 시작된 문화인 만큼 시설 및 마케팅 분야의 단순경쟁으론 최고가 될 수 없다고 판단,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 '기대 이상의 서비스' 등 한국적 요소를 가미해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용모, 복장, 자세, 표정, 전화응대 등 서비스맨이 갖춰야할 기본자질은 기본이다.

호텔신라 장우종(張禹鍾ㆍ38) 홍보과장은 "관광 및 숙박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90% 이상이 서비스"라며 "기억에 남는 서비스로 꼭 다시 찾고 싶은 호텔, 다시 찾고 싶은 나라가 되게 하겠다는 업계 종사자 모두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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