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원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가치가 1,300원에 육박하는 등 환율이 폭등세를 지속하면서 개인 환투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2단계 외환자유화 시행으로 달러화 매매와 보유에 대한 장벽이 사실상 거의 모두 철폐됨으로써 이 같은 걱정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지난해말(12월29일)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한때 1,293원까지 치솟는 등 1,300원을 육박하다 오후들어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확산되면서 전날보다 6.30원 내린 1,270.1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지난해말(12월29일) 종가 1,264.50원과 비교하면 새해들어 여전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외환딜러들은 이같은 달러화 초강세가 기본적으로 동남아 화폐의 약세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수출 주력 대기업들이 달러화 네고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결제나 차익성 거래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자칫 환율 폭등세가 지속될 경우 개인들까지 환투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아직까지 개인들의 달러 매입 움직임은 뚜렷하게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환율불안이 지속될 경우 송금이나 보유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개인들이 향후 달러화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명동 및 남대문시장 부근 암달러상들은 연초 달러를 매입하려는 개인들로 부쩍 호황을 맞고 있다. 명동 암달러상인 최모(50)씨는 "이전보다 암달러상도 크게 늘어났고 거액의 달러를 교환하려는 고객들도 많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아직까지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은 외환시장팀 관계자는 "환율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개인들의 환투기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단기 급등은 곧 단기간에 급락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달러를 보유하는 것은 무척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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