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준비에 한창인 한국방문의 해 기획단 사무실에 가보면 벽안의 데이비드 A. 메이슨(43)씨를 볼 수 있다. 그가 하는 일은 외국인에게 추천할만한 관광지를 선정, 외국언론과 대사관에 소개하는 것. 그렇다고 그가 영어만 잘해서 이 일을 맡았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그는 누구보다 한국의 자연과 문화재에 정통한 전문가다. 최근에는 영문으로 '한국의 산신(Spirit of the mountains)'이라는 책도 냈다.
이 책은 그가 14년동안 산 100여 군데와 사찰 600여곳을 수십차례 찾아다닌 기록이다.
책에는 그가 찍은 400여장의 산, 절, 탱화, 민화 사진이 가득하다. "한국의 산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는 신성한 곳이더군요. 절에도 산신각이 있습니다." 그는 한국인의 정신의 원형을 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신령사상이고 대표적인 형태가 산신이라고 생각해서 산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메이슨씨는 한국의 산신사상을 미신이라고 그냥 무시해 버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산신사상은 21세기에는 더욱 큰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바로 21세기의 키워드인 환경생태학의 근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1982년 미시간대학을 졸업하고 학원영어강사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동양철학을 전공해서 중국과 일본 철학은 배웠는데 한국에 관해서는 배우지 않았거든요. 호기심이 들더군요." 1년간 한국에서 생활하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한국의 아름다운 산과 절을 잊을 수가 없더란다.
그래서 1986년 강원대 영어교육과에 강사자리를 얻어 다시 한국을 찾았다. 한국의 산과 절이 아름다워 마냥 돌아다니기만 하다가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 1990년에 연세대 대학원에 등록해 한국의 산신으로 1998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메이슨씨는 이 책을 쓰기 전에도 한국관련 책을 썼다. 전세계 배낭여행자들의 필수품이라는 '론리 플래닛 시리즈'의 '한국'편 저자가 바로 그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보고 싶어하는 것은 인공의 위락시설이 아니다"며 한국만의 것을 찾아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름다운 산은 유럽에도 많지만 그런 곳은 단지 산만 있을 한국처럼 전통문화가 공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한국방문의 해'를 맞으며 이런 부분들을 외국인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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