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후배들이 그 사람의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랍니다."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던 40대 직장인이 어린 아들과 함께 아내의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추가로 더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11월 SK건설의 중견간부인 황호진(40)씨와 아들 두현(11)군이 가정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서 써달라며 장학금 500만원을 기탁하고, 1년내에 500만원을 더 기부하는 등 형편이 닿는대로 장학금을 계속 내놓겠다는 약정서를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황씨는 군에서 갓 제대한 1985년 친구 소개로 이대 수학과에 재학중인 아내 김애란(99년 사망 당시 37세)씨를 만났다. 이후 이들은 3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김씨의 심부전증 때문에 오래 가지 못했다. 김씨는 10여년간의 투병 끝에 99년 11월 황씨와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먼저 눈을 감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던 아내를 잃자 어디엔가 그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어요." 결국 황씨는 아내의 모교 후배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내가 숨진 지 1년이 되던 지난해 11월 이대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사연을 전하고, 틈틈이 모아뒀던 500만원을 기탁했다. 이대는 이 장학금에 '김애란 장학기금'이라는 이름을 붙여 황씨의 뜻을 기리기로 했다.
황씨는 "엄마를 잊지 못하는 두현이가 성인이 돼서도 엄마 이름이 붙은 장학기금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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