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외면당한 '여당 장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외면당한 '여당 장미'

입력
2001.01.03 00:00
0 0

2일 아침,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입구. 민주당 주요 당직자들은 출근길 시민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씩을 나눠 줬다.시인이기도 한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장미같이 아름다운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신한 시도였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의 반응이 그리 따스하지는 않았다.

몇몇 사람들은 꽃을 나눠주는 현장을 애써 피해가기도 했다. 2001년 첫 출근에 나선 시민들에게 한국 정치는 희망이 아니라 암담으로 비치는 것 같았다.

특히 지난 연말 민주당 의원 3명이 자민련의 교섭단체 요건을 채우기 위해 양자(養子) 가듯 당적을 옮긴 것은 정치에 대한 실망과 염증을 한층 키운 사건이었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들은 1, 2일 새해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3인 이적 '에 대해 '오죽하면' '여북하면' 등의 표현을 들먹거리면서 불가피성과 당위성을 강변하는 데 급급했다.

"야당의 옹졸한 정치로 국회법 상정도, 표결도 막혀버린 상황에서 3인의 희생은 불가피했다" "경제회생을 위해 공동정부 복원을 통한 정국안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야당 의원을 빼내온 것도 아니고 여권 내부의 일인데 왜 야당이 반발하는지 모르겠다" 등등.

소수 여당의 한계와 정국안정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여당의 주장에도 귀 기울일 대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물건처럼 빌려주고 받는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는 게 일반 국민의 정서다.

국민여론은 차갑기 그지 없는데 불가피론만 강조한다고 먹힐까. 여당은 '오죽하면'을 거론하기에 앞서 잘못된 방법을 택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

김광덕 정치부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