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업계의 산증인'이자 '삼성전자의 대부'인 강진구 삼성전기 회장이 2일 용퇴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말 삼성전기측의 끈질긴 잔류 요구에 한 때 용퇴의 뜻을 재고하기도 했으나 결국 후진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물러났다.올해 74세인 강 회장은 1963년 동양방송(TBC)에 입사한 뒤 10년을 빼고, 27년을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터전을 닦는데 애써왔다.
강 회장은 74년 47세의 젊은 나이에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직에 오르면서 적자였던 이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았고 1980년대초에는 불모의 반도체 사업을 시작, 오늘의 삼성전자를 일구어냈다.
강회장은 96년 펴낸 회고록 '삼성전자, 신화와 그 비결'에서 "82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파격적인 지시로 64KD램 개발에 착수, 이듬해 개발에 성공해 세계를 경악케 했다"고 밝혔었다.
강 회장은 1998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을 맡으면서 9년동안의 삼성전자 회장직에서 물러나 삼성전기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 회장은 95년 6월 '삼성 명예의 전당' 설립과 동시에 첫번째로 헌액돼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전문 경영인으로 기록됐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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