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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001년의 경영화두 / "선택하고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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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001년의 경영화두 / "선택하고 집중하라"

입력
200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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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ㆍ제품ㆍ사람ㆍ시스템의 세계 경쟁력 확보'(삼성), '수익성ㆍ유동성 중심 구조조정으로 재도약'(현대), '세계시장에서 이기는 제품과 미래사업 육성'(LG), '무형자산 중심의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SK),국내 대기업들의 새해 경영 화두는 한결같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경영'이다. 불안한 국내외 시장환경에 경기침체까지 겹친 현실을 타개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질적 구조조정'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 삼성 LG SK 등 4대기업과 롯데 한화 한솔 두산 등 30대 중견 대기업들은 인력감축과 재무구조 개선 등 고전적인 구조조정 패러다임에서 탈피해 올해는 사업 및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해 핵심부문에 전력 투구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현대는 올해 소그룹 분리와 계열사별 수익성 중심 사업으로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은 "경쟁력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수익성ㆍ현금흐름을 중시하는 사업구조 재편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제는 정부ㆍ기업ㆍ가계 등 경제주체가 머리를 맞대고 어떤 산업구조로 경제를 이끌 것인지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가 위기 재연이냐, 극복이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라며 전 계열사들이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신년사에서 "삼성은 현재 12개인 세계 1등 제품을 2005년까지 30개 이상 되도록 브랜드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면서 경영효율 극대화, 구조조정 일상화를 통해 한계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LG는 정보ㆍ바이오 등 핵심 주력사업의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LG전자와 LG화학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한층 서두르고 있다. 구자홍 부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이기는 제품과 사업을 육성하고 디지털TV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브랜드 파워를 향상하겠다"고 말했다.

LG는 전반적인 설비투자를 축소하면서도 홈 네트워크 사업분야에 8,000억원, 바이오분야에 1,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는 15개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테스크 2000'이라는 새로운 사업구조 개편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에너지ㆍ정보통신ㆍ물류서비스ㆍ금융 등 기존 4대 사업의 운영효율화와 계열사의 통합ㆍ분사 등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사업을 정돈한다는 내용이다. "각 계열사들이 장기 발전방향을 설정, 이에 맞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도출하라"는 손길승 회장의 주문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는 유통ㆍ관광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장하고 결제전문 금융사업 진출 등 사업확장에 나선다. 신동빈 부회장은 "쇼핑은 점포 확대와 인터넷 접목을 통해 시장을 넓히고, 다국적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식품사업의 경우 '외국기업에 빼앗긴 국내 시장만큼 외국 시장에 내다 판다'는 각오로 수출확대에 진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무리한 투자나 사업확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을 통해 흑자경영을 달성하는 이른바 '안정성장'에 목표를 두고 있고, 금호는 자산매각과 유사부문 통폐합 등 사내 구조조정 확산과 국내외 영업력 강화를 통해 사업구조를 점진적으로 고도화하기로 했다.

한화는 정부의 대한생명 매각계획이 나오면 인수전에 적극 참여하는 등 금융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레저ㆍ유통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두산은 올해를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과 제2도약의 원년으로 잡고 한국중공업 인수를 계기로 '중후장대'제조업종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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