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설정하고 있는 '1ㆍ4 영수회담'의 3대 의제는 국민화합, 국정쇄신, 경제회복이다.이회창 총재는 우선, '국민화합'과 관련, "국민 모두가 나라경제를 살리자는 마음가짐으로 뭉쳐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특히 '국민신뢰' 대목에서, 여권 내부의 정계 개편론과 개헌론, DJP 공조복원 문제 등을 언급,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한 이 시기에 과연 그러한 논의가 가당한가"라는 지적을 할 참이다.
그 방식은 "대통령이 먼저 국가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초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야당도 전폭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가운 뼈를 심는, 간접 압박의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조는 1ㆍ4 영수회담 전반을 관통하는 기류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 두 영수 간 회담이 거의 예외없이 자료집을 펴놓고 하나하나 적어가며 따지는 네거티브형 회담이었다면, 1ㆍ4 영수회담은 국정현안을 폭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포지티브형 회담이 될 것이란 게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관측이다.
이 점에 관해선 청와대도 비슷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국정쇄신책 발표를 앞두고 야당총재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 쯤으로 이번 회담의 의미를 격하시켜선 안 된다.
경제문제를 비롯한 국정현안과 정치발전을 위한 여야협력 등 국정전반에 관한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열린 자세'와 '광폭 회담'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국정쇄신에 관해선 이 총재가 먼저 요구사항을 제시하기보다 김 대통령의 의지와 계획을 물어보는 방식이 될 개연성이 높다.
그런 다음 1인 통치의 국정운영 시스템 개혁, 국정 동반자로서 야당의 존재 인정, 가신정치 적폐 척결, 편중인사 시정과 인사 탕평 등의 주문 사항을 재 강조하게 될 것 같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두 영수가 국민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부부 동반 형식으로 처음 열리는 영수회담은 김대중 대통령 내외와 이회창 총재 내외가 먼저 만찬을 함께하며 부드러운 대화를 나누고, 이어 김 대통령과 이 총재가 따로 회동, 의제들을 논의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따라서 회담 시간도 길어 질 것으로 보인다.
부부 동반 영수회담은 1998년 1번, 99년 1번, 금년 4번 등 6번의 회담 중 처음이다.
회담을 만찬으로 하는 것도 처음이다. 부부 동반 만찬은 인간적 친밀감을 통해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상징적인 제스처로 받아 들여진다.
부부 동반 만찬은 10월9일 영수회담 때 김 대통령이 "앞으로는 가족끼리 식사도 같이하면서 대화와 협력의 분위기를 보여주자"고 말할 때 예고됐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