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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금강산관광사업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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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금강산관광사업 살려야 한다

입력
200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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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현대의 유동성 부족과 적자 누적 때문에 금강산 관광사업의 지속적 추진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의 상징사업이면서 정상회담의 성사에 큰 기여를 한 금강산 사업이 중단위기에 처한 것은 불행한 일이다.금강산 관광사업은 그 동안 36만명 이상의 남한 주민들에게 북한 땅, 더욱이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을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북한사회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국민 통일교육장으로서의 큰 역할을 했다.

따라서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은 향후 남북관계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그 부정적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감안할 때 사업의 수익성 여부보다는 남북 관계의 발전이라는 대국적 측면에서 금강산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2년 만에 2,9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안게 된 금강산 관광사업의 내용을 보면 그 문제점도 많다. 금강산 관광 사업의 수익 구조가 악화한 것은 근본적으로 현대가 북한측과 맺은 경직된 계약 때문이다.

현대는 관광객 숫자에 관계없이 북한측에 6년3개월 동안 9억4,2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했고, 지금까지 이미 3억3,000만달러를 지불했다.

현대는 당초 금강산 관광사업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연간 관광객을 50만명으로 잡았는데, 98년 11월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은 36만명 수준으로 당초 예상했던 120만명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연간 관광객수가 손익분기점보다도 32만명씩 모자랐고 이에 따라 적자 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현대는 이미 장전항 부두, 온천장, 공연장 등 부대시설 건설에 11월말까지 1억2,600만달러를 사용했으며 향후 호텔 골프장 스키장 건설에 2억1,4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물론 관광객 수 예측이 빗나간 것은 관광비용이 비싸고 남북의 불안정한 군사적 상황 때문에 관광객의 저변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가 사업의 장래를 너무 낙관했다는 점에서 적자는 전적으로 현대측의 책임이다.

그동안 많은 해외 사업을 통해서 축적된 사업성 검토에 대한 현대의 노하우가 왜 대북 사업에서는 적용이 되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됐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혹시 경제논리가 아닌 최고 경영자의 감상이나 어떤 정치적 목적 때문에 사업이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현대 경영진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추진 일정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통해 보다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적자 축소를 위해 북한을 설득해 무조건 일정액을 지불하는 현재의 계약 방식을 사업성과에 따라 지불하는 유연한 지불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시설투자도 무리하게 현재 일정에 맞추어 진행하지 말고 현대의 자금여력과 관광객의 수 등을 감안해서 보다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 외국 자본의 유치를 위해 금강산 사업의 수익모델을 새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단조로운 구경거리로는 관광의 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큰 돈이 들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만한 사업들을 북한과 함께 적극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금강산 사업이 그 동안 남북관계에 기여한 측면과 앞으로 미칠 영향을 감안할 때 금강산 사업을 단순히 수익성 차원에서만 평가해서도 안된다.

금강산 사업이 현재 남북경협사업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사업의 중단은 앞으로 남북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도 금강산 관광사업을 단순한 민간사업으로 생각하지 말고 통일경제를 가시화할 수 있는 민족 경제공동체 사업으로 간주해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상만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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