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가 부패(腐敗)도 최고수준.'서울시 25개 자치구청 중 강남구 공무원의 부패가 가장 심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강남구는 민생 7개 분야중 3개 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 지난해에 이어 '부패구 2연패'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반면 강북 중랑 등 강북지역 구청들은 상대적으로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가 지난달 20일부터 24일간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2000 서울시 반부패지수 조사'결과 밝혀졌다. 조사대상은 최근 1년동안 민원 경험이 있는 25개 구민 1만1,525명이며, 무작위 추출을 통해 전화설문으로 이뤄졌다.
각 구별로 위생 세무 주택?건축 건설 교통 소방 공원녹지 등 7개 민생분야의 금품?향응 요구와 제공 경험 횟수 등을 조사한 결과 전체적인 반부패지수는 68.3점(만점 100점)으로 지난해 64.0점보다 다소 상승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다르다. 조사대상자의 48.6%가 '공무원부패가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나, 6.7%는 '금품 향응 제공경험이 있다'라고 밝혀 여전히 민원부서의 뇌물수수 관행이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소방이 72.8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가장 청렴도가 높았다. 이어 교통_위생_건설_공원녹지 순이었으며 주택?건축(65.9) 세무(65.8)분야가 가장 부패정도가 심했다.
강남-중구-서초구 순으로 부패심해
구별로는 '부자동네'의 부패가 두드러진다. 강남구가 주택?건축 건설 교통행정 등 3개 분야에서 반부패지수 최하위를 나타냈고, 위생 세무분야에서도 각각 19위 15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가장 부패한 구로 조사됐다.
중구도 세무 건설 교통 등 3개분야 최하위와 주택 위생분야에서도 중?하위권에 그쳐 강남구에 이어 '제2의 부패구'로 떠올랐다.
또 서초 강서 양천 영등포구 등도 각각 2개 분야에서 부패가 심한 것으로 조사돼 '부자구 =부패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강북지역 구의 공무원들이 대체로 청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 중랑 금천구 등이 각각 1개 분야씩 1위에 올랐고, 마포 도봉 서대문 은평구 등 강북지역 구들이 전년에 이어 청렴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송파구는 세무 건설 교통 등에서 각각 69.3~75.1점으로 반부패지수 1위를 기록, 눈길을 끌었다.
'부패'구청들, "인정할 수 없다" 반발
시는 이번 조사에서 분야별 상위 20위까지만 순위를 매기고 하위 5개구는 해당 구청의 반발을 의식해 순위없이 최하위권으로 묶어 분류했다. 그러나 반부패지수 하위권에 속한 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강남구는 "어떤 잣대로 순위를 매겼는 지 공정성에 의문이 크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중구도 "이해할 수 없는 결과이며 공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별 반부패지수 공개는 전체 시 공무원들의 청렴도 향상을 위한 것으로 조사방법에 최대한 공정을 기했다"며 "앞으로 정례적으로 반부패지수 조사결과를 통해 부패방지 시책의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