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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공기업 13곳 조사 / 판공비는 제2의 월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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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공기업 13곳 조사 / 판공비는 제2의 월급?

입력
200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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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한 경영으로 공공부문 개혁의 상징이 된 정부투자기관 기관장 대부분이 판공비를 '제2의 월급'처럼 사용, 국민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경실련은 한국전력공사 등 정부가 자본금 50% 이상을 출자한 13개 정부투자기관장의 1999ㆍ2000년 판공비 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99년의 경우 판공비가 기밀비로 분류돼 영수증조차 없다는 기관이 대부분이었다고 28일 밝혔다.

사용내역도 업무협의(조폐ㆍ석탄ㆍ한국전력공사), 업무추진비(농업기반ㆍ수자원공사) 등 추상적 내용 일색이었다.

사용처는 호텔 음식점이나 시내 유명 음식점이 대부분으로 지난해 석유ㆍ농업기반ㆍ전력ㆍ조폐ㆍ수자원ㆍ석탄공사 등 다수 기관장들이 판공비 100%를 음식점에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3개 기관장 판공비는 전력공사가 1억6,2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석탄공사가 1,20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특히 석유공사는 사장이 지난해 7,822만원의 판공비를 써 집행액 기준 1위를 차지했고, 직원 1인당 10만1,000원을 지출해 이 부분에서도 수위에 올랐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사장 판공비 예산을 63%나 증액, 공기업 구조조정에 반하는 행태를 보였고, 농업기반공사 사장은 지난해 책정 예산(1,800만원)의 4배가 넘는 6,91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장 중 장영식 한전 전 사장이 월평균 858만원을 사용, 1위를 차지했으나 후임인 최수병(崔洙秉) 사장은 재임 16개월동안 월 374만원을 사용, 대조를 보였다.

가장 적게 사용한 기관장은 석탄공사의 이병길 사장으로 21개월 동안 1,200만원(월 평균 57만2,900원)만 사용했다.

경실련은 "토지공사와 도로공사를 제외하고 2차 가공자료를 공개한 기관에 대해서는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공공부문 개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실련은 10월 정보공개법에 따라 영수증과 구체적 사용내역 등 예산편성 집행과 관련된 문서 일체를 청구했으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예산편성액 외의 자료 공개를 일체 거부했고, 관광공사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영수증빙서류를, 석유공사는 사용처를, 주택공사는 사용용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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