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익대 앞에 새로 생긴 재즈클럽 '핫 하우스(Hot House)'가 국내 재즈 클럽에서는 보지 못한 풍경들로 한겨울을 뜨겁게 달군다.다른 재즈 클럽처럼 호텔 레스토랑급 치장에 우아하기만 한 발라드를 듣고 비싼 양식을 시킬 필요도 없다. 매일 자정까지의 정규 공연, 곧 이어 새벽까지 펼쳐지는 잼 세션의 열기는 재즈 본래의 풍경을 겨눈다. 내년 첫 테마는 'I Remember Dizzy'.
비밥의 거성 디지 길레스피 사망 8주기(1월 6일)를 추모, 'Koko' 'Bebop' 'Hot House' 등 디지의 명곡과 익히 아는 스탠더드 넘버를 퓨전과 펑키 등 새 감각으로 살려 낸다.
국내 재즈맨들만은 아니다. 문을 연지 3개월 밖에 안됐지만 소문을 듣고 일본의 무명 실력파 재즈맨들이 1주일에 한 번 꼴로 건너와 잼 세션의 폭발성을 확인하고는 부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지금까지 이 클럽에 출연했던 기성ㆍ신예 재즈맨은 모두 120여명. '이우창 쿼텟 연주회', '퓨전- 펑키 페스티벌', '크리스마스 특집' 등에서 '나는 재즈를 증오합니다'라는 역설적 콘서트까지, 굵직한 기획 공연으로 재즈를 종횡으로 누볐다.
일회적 소비문화로 전락해 가는 재즈를 되살리자는 취지에 젊은 재즈팬들이 홀은 물론, 통로와 계단까지 꽉 채우는 성원으로 답했다. 단 한명의 손님을 놓고 할 때도 있지만, 재즈맨들은 전투를 늦추지 않는다.
32평의 지하 1층 홀이 재즈의 뜨거운 현장으로 거듭난 것은 주인 양수연(28)씨 덕분이다.
재즈 전문지('재즈 힙스터') 창간, 재즈 보컬 활동 등으로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2,500만원 상당의 음향 기기와 컴퓨터 등을 동원해 1달 만에 5평 무대가 딸린 세 감각의 재즈 클럽으로 되살려 냈다.
내친김에 인터넷 도메인(www. hotjazzclub. com)도 마련, 1주에 2회 이상 업 데이트해 오고 있다.
길레스피 기념행사는 1일 2~ 6일까지, 밤새도록 열린다. 오후 8시 30분부터 자정까지는 정규 공연, 이어 다음날 아침까지는 예측 불허의 잼 세션이 재즈의 속살을 보여준다.(02)332-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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