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주택은행의 파업이 5일째를 맞은 가운데 우려했던 금융대란이 끝내 현실화했다. 두 은행은 거점점포를 통해 비상영업에 나섰지만 몰려드는 고객들을 감당해내지 못해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입출금 업무를 제외한 다른 업무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총 512개 점포 중 35개, 주택은행은 559개 점포 중 84개 등 총 113개의 거점점포를 마련해 비상영업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하룻동안 점포당 수천명의 고객이 몰려들어 입출금 등의 거래를 하기 위해 2~3시간씩 기다리는 등 큰 불편을 야기했다. 특히 국민은행 본점 등 일부 영업점은 당초 거점점포로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인력부족으로 문을 열지 못하는 바람에 고객 항의가 빗발치는 등 마찰을 빚었다.
어음과 수표 교환, 인터넷뱅킹, 현금서비스, 콜센터, 신용카드 등도 준비 부족으로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두 은행이 배포한 거점 점포 연락망과 콜센터는 하루종일 폭주하는 고객 전화로 아예 회선이 마비됐고, 타은행 자동화기기를 통한 현금서비스 이용도 일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일부 업소에선 국민카드 및 주택은행 비씨카드 수령을 거부하는 등 신용카드 사용도 용이하지 않았고, 두 은행이 발행한 자기앞수표 사용도 일부 거부당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국민과 주택은행 거래 기업에 대해 파업종료시까지 여신 만기연장은 물론 부도를 유예하기로 했다. 또 한빛, 신한, 기업 3개 은행을 통한 예금대지급이 전산시스템 개발 지연으로 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작업을 통해 예금을 대지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편 일산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농성중인 국민과 주택은행 노조원 1만여명은 경찰병력이 투입돼 강제해산될 경우 제3의 장소에서 집결하기 보다는 분회별로 파업을 진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금융노조 산하 22개 은행은 이날부터 28일 총파업 참가 여부에 대해 노조원 찬반투표에 들어갔으나 참여율은 저조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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