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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시는 눈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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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시는 눈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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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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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함박눈으로 장식한 25일 아침 각 언론사에는 팩스를 통해 서울시 제설대책본부 명의의 보도자료 한장이 전달됐다. 제설차량 228대와 공무원등 5540명을 동원, 이날 오전 8시 현재 간선도로및 취익지점에 대한 제설작업을 완료했다는 것이 그요지.그시각, 한국일보사 사회부에는 불만에 가득찬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라서 눈을 치우지 않았나요?" 라는 문의에서 "서울시는 눈도 없느냐? 왜 눈도 안치우느냐?"는 항변이 이르기 까지 독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서로 딴판인 서울시와 시민들의 주장 가운데 어느쪽이 진실일까. 기자는 현장확인에 나섰다. 그 결과 서울시의 보도자료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순식간에 드러났다. 도로 곳곳이 빙판길이었고 차량들이 거북운행을 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수 있었다.

'왜 이지경까지 됐을까' 하는 궁금증을 못 이겨 각 자치구에 확인해 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매서운 추위속에 눈이 내리는 데도 겨우 20명 안팎의 직원을 동원해 제설시늉만을 내는 자치구가 수두국했고 그나마 간부들의 모습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일부 직원들은 "휴일이어서 천만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서울시으 한심한 '뒷짐 행정'을 보면서 외신에서 본 미국 뉴욕의 제설작업을 잠시 떠 올렸다.

뉴욕도 서울만큼 눈이 잦은 도시. 이 때문에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은 눈이 올때 마다 현장에 작업복을 입고 나와 제설작업을 진두지휘 하며 도로를 단시간에 정상화 시켜 시민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5일 뉴욕에 눈이 내렸다면 수시간 후 도로사정은 어땠을까. 몹시 궁금하다.

박일근 사회부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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