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TV에서 시청자들로부터 최고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은 시청률 60%를 기록한 MBC드라마 '허준'이었다. 신드롬까지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사극 KBS '태조 왕건' 도 올해 시청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은 대하드라마이다.태조왕건이 수십억원에 이르는 대형세트 설치 등 물량 공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았다면 시대극 SBS '덕이' 나 KBS '꼭지' 의 선전은 국내 드라마시청자가 20대 이상 성인들로 폭넓게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트렌디 드라마는 KBS '가을동화', MBC '이브의 모든 것' '진실' 등이 선전을 했으나 전반적으로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밖에 작품성이 뛰어난 KBS '바보 같은 사랑' , 스케일 큰 MBC '황금시대', SBS '경찰 특공대' 등이 시청자의 관심을 끈 드라마였다.
코미디분야에선 정통 코미디의 몰락 속에 시트콤이 올해도 강세를 보였다. 시트콤 전문배우가 생겨나고 각 방송사가 경쟁적으로 시트콤을 제작할 정도로 시트콤 붐은 뜨거웠다.
결국 SBS '순풍 산부인과' 는 MBC '세친구' 의 거센 추격을 받아 겨우 한달 만에 시트콤의 정상 자리를 내주고 문을 닫았다. 코미디 장르에선 지난 해에 이어 KBS '개그 콘서트' 가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교양ㆍ다큐멘터리 부문에서도 주목할 프로그램이 많았다. 방송위원회의'2000 방송대상', 방송협회 '방송대상', 경실련의 좋은 프로그램상 등 대부분의 상을 휩쓴 SBS '생명의 기적' 이 올해 최고의 다큐멘터리로 꼽힌다.
박종훈PD가 연출한 이 작품은 왜곡된 출산문화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 다큐였다. 이밖에 KBS의 'VJ 특공대' '인간극장', SBS '휴먼TV, 아름다운 세상' 등 10~30분짜리 호흡이 짧아진 다큐멘터리들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며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교양 부문에서 김용옥 선풍을 빼놓을 수 없다. 김용옥은 EBS에서 올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도올 김용옥의 알기 쉬운 동양고전' 을 통해 인문학 강의도 TV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했고, 10월부터는 KBS '도올의 논어 이야기' 를 통해 여전히 경쟁력있는 스타 철학자임을 보여 주었다.
선정성 문제로 늘 도마에 오르는 장르인 오락ㆍ예능 분야에서도 칭찬을 받은 프로그램이 있다. 스피디한 진행의 MBC '생방송 퀴즈가 좋다' 는 시청자들에게 퀴즈의 재미를 만끽하게 했다.
또 KBS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 는 '출발 드림팀'이라는 코너를 통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호평받았다.
TV가 방송의 거대한 흐름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여전히 많은 고정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서민들의 애환을 편지로 소개하는 MBC '이종환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가 라디오 프로그램부문에서 독주를 했으며,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 KBS '라디오 동서남북' ,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SBS '봉두완의 SBS 전망대' 등도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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