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해외여행은 한국인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경기가 어렵다지만 연말을 맞아 단체관광에 나서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호황 때보다 줄기는 했으나 방학을 맞아 해외에 나가는 관광객 때문에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노인들의 효도관광에서 초등학생들의 어학연수에 이르기까지 이제 외국여행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단체여행의 장점은 많다. 적은 돈으로 평소 가보고 싶었던 여러 관광 명소를 단번에 둘러보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외국 말을 못하는 사람도 안내인 때문에 안심이 된다.
남편이 휴가를 못 내면 부인과 아이들만 가기도 하고, 친구끼리 팀을 만들어 떠나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이 들기 어려운 고급호텔에 묵을 수 있어 기분이 그만이다.
■하지만 단체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불만도 높다. 가장 큰 불만은 여행사의 무성의한 관광일정 때문이다. 입장료를 내는 곳은 건물 바깥만 보게 하고, 고성이나 박물관을 관람할 때는 그야말로 주마간산 격이다. 그러면서도 선물가게에만 들어가면 시간이 넘쳐 나는지 마냥 만만디다.
또 흥미를 끄는 곳은 옵션에 묶어 돈을 더 내도록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안내인의 팁 선불요구가 불쾌하게 할 뿐 아니라 그 액수도 정당한 금액인지 선뜻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평생 몇 번 못 가는 외국여행이 이처럼 불편하다면 작은 문제가 아니다. 여행객을 봉으로 보는 사례가 보도된 것은 한 두번이 아니지만 개선 기미가 없다.
한국인 단체관광이 외국상점을 부패하게 한다는 얘기도 있다. 안내인과 짜고 바가지 씌운 돈을 서로 나누는 꼴을 생각해보자. 적절한 비용으로 품위있는 여행을 하자는 모임이 있으나 아직 시작일 뿐이다.
돈 내고 불쾌한 휴가를 보내는 사람이 많으면 나라 전체에도 해롭다. 시장에만 맡겨 두기엔 너무 문제가 많은 것처럼 보인다.
/ 최성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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