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金重權) 새 대표에 대한 '혹독한 통과 의례'가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 발언 파문의 진화를 고비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김 대표는 오히려 당 안팎의 반발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다 강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결과론이긴 하지만 노 장관 발언의 진화는 당 일각의 분란을 조기에 수습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중권 체제'의 조기안정 및 차별성 부각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김 대표의 발언을 통해서 드러나는 당 변화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김 대표 구상의 최우선순위는 당 정책기능의 강화에 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정책결정 과정에서 당이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이 정책에 있어서 중심을 잡아야 당에 힘이 생긴다는 것이 김 대표의 논리다. 김 대표는 당의 정책활동 강화와 관련, "의원들이 3~4명씩 소모임 형태로 정책을 심도 있게 연구하는 일본식 '부회(部會)' 제도의 도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김 대표가 제시하고 있는 또 하나의 카드는 당 운영에 있어서의 계파 배제다. 김 대표가 당 사무처 요원들도 특정 계파에 속해 있다는 것만 믿고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데서도 계파 배제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김 대표가 벌이고 있는 물밑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대표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이 대표 지명에 대한 불만으로 당무에 대한 '태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언론이 잘못 읽고 있다"며 "(이 위원과)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이 당 단합을 위한 행보를 시작한 데서도 한 최고위원을 비롯한 동교동계와 김 대표와의 물밑 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김 대표가 방향을 잡고 나가자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과 남궁석(南宮晳) 정책위의장 등 신임 당직자 들도 당 기강확립 당 운영에 기업경영 마인드 도입 등을 강조하며 당 개혁의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