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라인 작가로 뜨고 있는 슈 리아 창이나 프란시스 알리의 넷아트는 뉴욕 첼시 화랑가에서 1,500~2,500만원을 호가한다. 도무지 작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형체가 없는 온라인상의 넷아트가 어엿이 작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국내에서는 아직 넷아트로 먹고 사는 작가는 없다. 하지만 대형 미술관, 화랑들이 잇달아 온라인 전시회를 열고 있어, 넷아트가 점점 미학적 형상을 갖춘 정교한 예술작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달 개관한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가 온라인전시장(www.nabi.or.kr)에서 열고 있는 김수정씨의 웹아트전은 국내 넷아트가 실험적 시도에서 벗어나 예술의 범주 안에 들어가기 시작했음을 실감케 한다. 웹아트 전업작가를 선언한 그의 작품은 '플래쉬''포토샵'같은 웹구축 프로그램에 적당히 아이디어를 변용해 완성한 것이 아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링고(Lingo)라는 컴퓨터 언어를 만들어 붓을 휘두르듯 컴퓨터상에서 자신의 의지를 마음껏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림' '층' '거울' '타입' '음악' 등 10점의 작품을 통해 전시 주제인 '격자무늬'(GRIDS)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관객(유저)들은 격자 무늬의 특정한 부위를 마우스로 클릭하면서 초기 화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하게 확장된 형상까지도 감상할 수 있다. 오프라인의 회화작품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인터액티비티(Interactivity 상호변환)가 온라인상에서는 가능해진 것이다. 김수정씨는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인 매크로미디어사가 선정한 프로그래밍 최우수 작품상(UCON 99)을 비롯, 인터넷 저널 '커뮤니케이션 아트' 'ID'등에서도 수상하는 등 이미 국제적으로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는 웹프로그래머이다. 서울대와 동 대학원 출신으로 미국 시각예술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내년 5월 31일까지 전시한다.
토탈미술관이 내년 2월 1일까지 온라인상(www.totalmuseum.org/webproject8)에서 열고 있는 '웹프로젝트8'은 국내미술관에서는 처음 기획한 대규모 웹아트 전시회이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이 주최했던 웹비상을 수상한 슈퍼배드와 조디를 비롯, 웹의 선구자로 불리는 알렉시 슐건, 장영혜와 최정화 등 국내외 작가 8명이 작품을 전시 중이다.
가나아트닷컴은 이달초부터 30일까지 인터넷상(www.idaf.org)에서 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누가 인터넷사이트를 예술적으로 가장 잘 구성했는지 참가자(유저)들이 웹사이트상에서 다른 유저를 평가하는 작업도 펼치고 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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