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례없는 장기 호황을 이끌어온 신경제가 경기둔화, 첨단기업의 수익악화, 증시폭락 등을 극복하고 2001년에도 새롭게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인가.▲성장둔화 전망
뉴욕 타임스와 비즈니스 위크 등 미국 언론들은 최근 특집기사에서 상당수의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새로운 기술 개발로 상징되는 신경제가 2001년에 경기 둔화세를 압도할 새로운 동력으로 작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5년 이후 생산성 제고를 통해 인플레 없는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정보기술(IT) 부문에 대한 투자와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성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컴퓨터 장비, 반도체, 통신장비 등 정보기술(IT) 부문 등에 대한 투자와 소비가 지난 여름 이후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3ㆍ4 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은 4년 만에 최저치인 3.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IT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확대를 통한 생산성 제고와 비용 감축만이 현재의 경기둔화가 급격한 침체로 빠지는 것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컴퓨터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 등 대부분의 첨단 기업들이 수익악화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투자확대는 어려울 것이며 따라서 경기 후퇴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환기의 현상
경제 전망 조사 업체인 가트너 그룹의 게네스 멕기 부사장은 현 상황을 신경제 1단계에서 2단계로의 전환 과정이며 경기 침체 여부는 2단계로의 성공적인 전환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기업 내부차원에서 신기술로 비용절감과 생산성 제고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신경제 1단계가 현재 기업간 전자상거래(BtoB), 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BtoC) 등 2단계로 전환되고 있으며 그 미래는 밝은 것으로 진단했다.
가트너 그룹은 북미 지역에서만 올해 300억 달러와 2,370억 달러 규모인 BtoC와 BtoB가 2004년에는 1,430억 달러와 2조9,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월 마트의 댄 필립스 부사장은 "우리는 BtoB 로 전환할 필요를 긴박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견해에 대해 반박했다. 상당수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신경제 2단계로의 전환을 고려치 않는 상황이어서 가트너 그룹의 전망이 맞을 지는 의문이다.
▲역사적 경험
일부 전문가들은 신경제 역시 신기술에 의한 호황->경기침체->경기 재회복이라는 경기변동의 사이클을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 사업은 1850년대 미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으나 1870년대 침체기를 걸었으며, 자동차 산업은 1920년대 경기호황을 주도했으나 1929년 대공황을 경험했다.
그러나 철도와 자동차 산업은 1890년대와 1930년대 다시 이전 보다 더 강력한 경제 추동력으로 부활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신경제도 당분간 침체를 면치 못하나 장기적으로는 밝은 전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친기업적 경제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나 신경제 부문에 대해서는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신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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