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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업주34명 세무조사 착수 / '로데오거리' 탈세 칼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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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업주34명 세무조사 착수 / '로데오거리' 탈세 칼댄다

입력
2000.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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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해외여행 53회, 여성용 코트 한벌에 최고 5,000만원, 악어 핸드백 한개에 3,000만원...'온 국민이 극심한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는 상황에도 불구, 무분별한 과소비행태가 그 도를 넘고있는 '부의 전시장' 서울 강남의 세칭 '로데오 거리'에 국세청이 마침내 칼을 들이댔다.

국세청은 지난 수개월간 내사를 벌여 세금 탈루혐의가 큰 로데오거리의 호화 사치업소 업주 34명을 선정, 21일부터 40일간 예정으로 지방청 조사국요권 34개반 726명을 투입하는 전례없는 규모의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대상 업주는 호화.사치품 판매업주 20명 고급카페와 칵테일바, 고급룸살롱 등 업주 10명, 고급웨딩숍, 고급 피부미용관리업소 업주등 4명, 국세청은 이 가운데 일부 업주의 호화 생활 및 영업 실태를 공개했다.

■ A 칵테일바 업주

고급 음향설비와 특수조명 등 6억원의 시설비가 들어간 100여명 수용 규모의 초호화 칵테일바를 종업원 명의로 위장운영하고 있다.

외국유학생 등 부유층 젊은이들을 상대로 밸런타인 30년산(파나매가 120만원) 등 고급양주와 함께 12만~ 25만원 짜리 양식을 팔고 있다.

업주는 최근 5년간 무려 53차례나 해외여행을 하면서 98년 9월 개업이후 17억여원의 수입금액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 B 명품 소매점 업주

핸드백은 300만~1,000만원, 의류는 100~800만원 등 원가의 3~4배에 이르지만 매장에 진열되자마자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2,000만~3,000만원대의 악어가방은 매장에 비치하지 않고 주문판매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신분노출을꺼려 대부분 거액이 현금으로 결제해 수입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세청은 최근 3년간 52억여원의 수입금액을 탈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C 웨딩숍 업주

미국에 유학해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유명세를 바탕으로 웨딩드레스 한벌당 600만원 이상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대여금만해도 300만원 이상. 그러나 이런 식으로 초호황을 누리면서도 수입신고는 80평 매장의기본경비 (임대료 300만원, 인건비 400만원)에도 못미치는 월 500만원만 신고했다.

■ D 의류업소 업주

부유층 여성을 대상으로 코트 한 벌 당 4,000만~5,000만원, 숄 1,000만원 등 원가의 3~6배 값으로 고급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15억원 상당의 최고급 아파트와 빌딩을 구입하고 억대의 외제 승용차를 몰고다니는 초호화생활을 하면서도 3년간 신고소득은 웬만한 월급소득자에도 못 미치는 단 8,000여만원.

신분노출을 꺼리는 부유층 여성들을 상대로 신상품을 직접 방문판매하는 수법으로 98년이후 30억원 이상의 수입금액을 탈루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말로만 들어왔지만 실제 이 곳의 호화.사치 정도는 조사요원들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을 정도"라며 "제대로 세금도 내지않은 채 위화감만 조성하는 일부 부유층의 과소비행태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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