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여권인사로서는 여러모로 색다르다. 우선 출신지가 경북인 데다 5공 때 여당 국회의원(11대)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구 여권 인사다.하지만 일천한 당내 기반에다 원외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당 대표로 전격 발탁됐다. 김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했지만 핸디캡이라 할 이력이 오히려 정치적 도약의 발판이 됐다.
현 정부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2년 가까이 일한 경력을 합쳐 자리만 놓고 보면 말 그대로 '2인자' '신실세'라고 할 만하다. 실제 비서실장 때는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이끄는 동교동계를 '구주류'로 밀어내고 '신주류'로 불리는 세를 형성했을 만큼 만만찮은 정치력을 과시했다.
물론 가깝게는 4ㆍ13 총선 당시 여권의 전국정당화에 맞춰 경북 울진ㆍ봉화에 출마했으나 16표차로 분패,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8ㆍ30 최고위원 경선에서 3위를 차지, 일시에 당내 '영남권 대표주자'로 부상하며 대권 도전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낙선을 정치적 재도약의 계기로 바꾼 독특한 정치이력은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다. 14대 총선 때는 경찰서장 출신인 무명의 이학원(李學源) 후보에게 떨어져 4선의 꿈이 무너졌으나 한달만에 당시 노태우(盧泰泰) 대통령의 정무수석으로 발탁됐고 15대 낙선후에도 1년여 뒤 국민회의에 입당, 김 대통령의 정치참모로 급부상했다.
▦경북 울진ㆍ61세 ▦고려대 법대 ▦서울고법 판사 ▦11,12,13대 의원 ▦민정당 사무차장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실장 ▦민주당 최고위원 ▦홍기명(洪基銘)씨와 1남3녀.
■일문일답
_대선주자로도 거명돼 부담일 텐데.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이다. 차기주자 연습은 전혀 논의할 상황이 못 된다."
_개혁성을 문제 삼는 당내반발이 있는데.
"개혁의 기수인 김 대통령을 2년간 비서실장으로 보좌한 것만 봐도 충분하지 않는가.
민주정당에서는 반대도 찬성도 존재하는 만큼 개의치 않는다. 나를 만나 진면목을 알게 되면 달라질 것이다."
_민심이반의 원인분석을 하면.
"집권경험이 일천하고 노하우도 부족해 개혁을 추진해 가며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미숙했다. 또 개혁은 자제와 협력 그리고 국민의 자기희생이 있어야 성공하는데 이를 끌어내는 노력도 부족했다. 이를 반성하고 당이 신뢰를 되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_영남 민심이반이 두드러지는데.
"여론은 화석처럼 굳어있는 것이 아니다.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겠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이 영남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