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과 아버지의 섬세함을 본받아 시민ㆍ사회단체를 도울 수 있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26일 면접만을 남겨놓고 있는 제42회 사법시험 2차시험 합격자 가운데 '3대 법조인'의 탄생을 앞둔 수험생이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이지은(27ㆍ이화여대 영문과 졸)씨. 이씨의 할아버지는 57년 고등고시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정읍지원장, 광주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이병호(76) 변호사.
아버지는 제18회 사법시험에 합격, 지난해까지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이홍기(52) 변호사이다.
이씨는 "법조인은 '틀' 속에서 제약된 생활을 한다고 느껴 영화감독이나 예술가가 되기 위해 대학은 영문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교내 영자신문 기자로 활동하는 등 사시준비생과는 다른 삶을 살던 이씨가 변호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94년 여름방학 영국에서 계절학기를 수강하면서부터. 범죄학을 신청한 탓에 주변에는 외국인 변호사 친구가 많았고 그들을 바라보며 이씨는 점차 '전문성을 살리며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누구를 도울 수도 있는 직업이 변호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결국 졸업과 함께 뒤늦은 사법시험에 뛰어든 이씨는 "지난해 2차 필기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가장 힘들었는데 할아버지가 이메일을 통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4년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인권변호사를 소망하면서 '소수자 보호', '시민운동의 국제적 연대구축', '인권개념의 보편화'라고 적힌 쪽지를 늘 가지고 다녔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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