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호남이란 것이 천형(天刑)인 모양이지."민주당 대표 지명에서 영남출신 원외인 김중권 최고위원에게 밀린 김원기 고문은 허탈한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대표 교체론이 나온 뒤 자천타천으로 현역의원 중 후보 1순위에 오르내렸던 그로서는 달리 자신을 달랠 이유를 찾기 힘들었다.
그는 18일 밤 자택을 찾은 기자들에게 "청와대로부터 내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밤에 전화해 '총재가 호남인데 대표도 호남일 경우 부담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말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여론이 그러니 (대통령이) 부담이 많으셨겠지. 대통령이 도와달라고 하셨으니 따를 수 밖에 없다"는 말로 서운함을 털었다.
김 고문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내정됐다. 이와 관련 한 측근은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빠진 곳을 김 위원이 대신하되 더 잘 해달라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비중에 걸맞게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민당, 민주당 시절 전북 대표주자로 활동하다 1995년 김 대통령의 정계복귀에 반대해 민주당 잔류를 선언했다. 대선직전 국민회의에 합류한 5선 중진.
▦전북 정읍ㆍ63세 ▦연세대 정외과 ▦동아일보 기자▦10ㆍ11ㆍ13ㆍ14ㆍ16대의원▦평민당 원내총무▦민주당 사무총장ㆍ대표▦노사정 위원장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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