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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에 관한 잘못된 상식들 / 우리 부부는 제대로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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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에 관한 잘못된 상식들 / 우리 부부는 제대로 하고 있을까

입력
2000.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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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출산계획을 끝낸 부부들은 피임법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가 부부싸움으로 발전하는가 하면, 잘못된 피임상식 때문에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연년생 자녀를 둔 여성들은 피임법을 제대로 몰라 뜻밖의 임신을 하는 경우가 많다.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이뤄지는 연간 150만 건의 인공유산 중 50% 이상이 피임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순천향대 의대 산부인과 이임순(피임연구회 회장) 교수의 도움말로 잘못 알려져 있는 피임상식에 대해 알아본다.

■정관수술을 하면 정력이 감퇴된다?

정관(精管)수술은 정액이 나오는 통로를 묶어 정자가 영구히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피임법. 수술이 간단하고 입원이 필요 없으며 보통 1주일 정도면 회복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남성 피임법으로 권장돼 왔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인구억제정책을 포기한데다, 정관수술을 받으면 성감(性感)이 저하된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시술 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관수술이 성기능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낭설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원치 않는 임신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어 성생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남성에게서 생식능력이 유보되는 데 대한 두려움과 심리적 요인에 의해 성기능이 떨어지는 사례가 간혹 발견된다고 한다.

■불임수술을 하면 완벽하다?

불임수술은 여러 가지 피임법 중 가장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100% 피임을 보장하진 못한다. 피임 실패율은 0.5% 정도. 정관수술의 경우 시술 방법에 따라 피임 실패율에 차이가 있다. 단순히 정관을 묶은 경우엔 다시 열릴 확률이 5% 정도로 높다. 전기시술이나 절제 방식의 수술은 0.5% 미만이다.

■생리 중 성관계는 안심?

많은 사람들이 생리 중에는 피임을 하지 않아도 100% 안전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생리란 배란기 때 증식된 여성 내막이 수정이 되지 않아 탈락하는 현상. 이 기간 중 성관계를 가지면 임신 확률이 적긴 하지만, 100% 안전하진 않다. 특히 배란기간이 짧고 생리기간이 긴 사람이 생리가 끝날 무렵 성관계를 가지면 3일 이상 살아있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될 확률이 매우 높다.

■질외사정을 하면?

성관계 도중 질(膣) 밖에서 사정을 하면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오해 중 하나이다. 물론 질 안에서 사정을 할 때보다 임신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사정 전에 이미 정자가 일부 정액에 섞여 분비되기 때문에 임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성관계 도중 남성이 흥분상태를 조절하지 못해 질외사정에 실패하는 경우도 흔하다.

질외사정의 피임 실패율은 17%로 알려져 있다. 배란 예정일을 피해 성관계를 갖는 방법도 피임 실패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생리주기가 정확하지 않은 여성은 삼가야 한다.

■먹는 피임약은 살이 찐다?

20대 미혼 여성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과거에 나온 피임약은 호르몬 함량이 높아서 체내의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살이 찌는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발된 피임약은 극소량의 호르몬을 사용, 체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피임약의 호르몬 성분은 몸에 축적되지 않고 복용하는 동안만 작용한다. 따라서 불임이나 기형아 출산과 같은 문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여드름 등 피부미용에도 문제가 없다. 오히려 여드름 치료에 도움이 되는 피임약이 내년 중 시판될 예정이다.

■수유 기간에는 자연피임이 된다?

수유 중이라도 100% 피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분만한 지 8주가 지났으나 무월경인 상태, 전적으로 모유만 먹이는 경우, 출산 6개월 이내 등 세 가지 조건이 모두 갖춰진 경우엔 임신 가능성이 2% 미만이어서 피임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되지 않는 여성은 임신 가능성이 있다.

고재학 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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