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조던!' 대학졸업 후 해외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1997년부터 그를 따라다닌 별명이다.첫 해 대만 타이페이, 이듬해 덴마크를 거쳐 올해부터 한국무대에서 뛰고 있지만 팬들은 그를 볼 때마다 착각을 일으키고 그 별명을 목청껏 불러댄다.
지난해 꼴찌서 유턴, 올 시즌 상큼하게 시동을 건 인천신세기 '돌풍의 핵'
캔드릭 브룩스(27). 외모만 보면 영락없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다.
194㎝, 97㎏ 정도로 체격도 비슷한데다 미끈한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색,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눈빛까지 닮았다. 현란한 드리블, 이중점프, 상대의 허를 찌르는 송곳패스, 놀라운 슛적중률 등 실력도 만만치 않다.
하루에 1번 꼴로 골프장을 찾는 조던처럼 브룩스도 내로라하는 골프광이다. 3년 전 처음 골프채를 잡은 그는 "단 한번의 샷을 하기 전에 거리와 속도, 다음 작전까지를 고려해야 하는 멘탈게임에 푹 빠졌다"고 털어놓았다.
지금은 시즌중이라 골프를 잠시 중단했다.
하지만 '누구와 비슷하다'는 것에 만족할 브룩스가 아니다. 우선 농구철학이 너무 다르다.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서 8남매에 둘러싸여 자란 덕분인지 자기만 알지 않는다.
'리틀조던'이라는 별명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는 것도 사실 "튀고 싶지 않다"는 그의 주관 때문이다.
"팬들의 인기보다 팀 승리를 더 손에 넣고 싶다"는 말을 반복한 그는 "스타 한 명보다 주전5명이 똑같이 대접받아야 팀이 제대로 굴러간다"고 강조한다.
또 프로원년 안양SBS에서 활약한 제럴드 워커를 잇는 최고의 테크니션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학 때 수비를 중시하는 코치 밑에 있었기 때문인지 항상 수비부터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항상 농구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프레스노(Fresno)대학서 커뮤니케이션 학위를 땄고 또 전문대서 유아들을 가르치는 교육자격증까지 갖췄다.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18위 순위로 뽑혀 농구를 그만둘뻔 했지만 당시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언제든지 YMCA 등서 근무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좀처럼 웃지 않는 그도 "꼬마들이 너무 좋아 평생 그들과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털어놓을땐 미소를 지었다.
지금 한국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안녕하세요, 여보세요" 등 간단한 한국말은 물론 음식이름도 조금씩 입에 올린다.
김치 같은 짠 한국음식은 피하지만 불고기는 한국사람보다 더 즐긴다. 여자친구 미셸과 함께 부천 시내에 있는 쇼핑몰에서 옷을 사는 일도 큰 즐거움이다.
매달 5,000달러씩을 받던 덴마크에서와는 달리 세금을 빼고도 연간 7만 달러를 버는 그는 "충분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다.
/글=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프로필
포지션:포워드, 가드
생년월일: 1973년6월30일
신체조건: 194㎝, 97㎏
출신학교: 프레스노대학
가족관계: 6남2녀 중 막내
최고의 한국선수: 조성원(창원LG) -코트서 열심히 뛰는 모습에 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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